다니카와 슌타로의 「산다」라는 시를 읽는다.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뭇잎 새의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멜로디를 떠올려보는 것
재채기를 하는 것
당신의 손을 잡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미니스커트
그것은 플라네타륨
그것은 요한 스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아름다운 모든 것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감춰진 악을 주의 깊게 막아내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울 수 있다는 것
웃을 수 있다는 것
화낼 수 있다는 것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태아의 첫울음이 울린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병사가 다친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지금 이 순간이 흘러가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새가 날갯짓한다는 것
바다가 일렁인다는 것
달팽이가 기어간다는 것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당신의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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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타로의 시를 읽고 나도 「살아 있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흉내내어 시를 써본다.
「살아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똥 마렵다는 것
오줌 마렵다는 것
숨이 가쁘다는 것
배가 고프다는 것
배가 아프다는 것
머리가 아프다는 것
팔다리가 쑤신다는 것
부딪치면 아프다는 것
찢어지면 피가 난다는 것
코 막혀 숨쉬기 힘들다는 것
뛰어가는데 무릎이 아프다는 것
걸어가는데 발바닥이 아프다는 것
온몸에 열이나거나 한기가 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기 힘들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은
죽을 것만 같다는 것
삶은 죽음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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