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땅거죽을 여기저기 잘라먹으며 들어오는
비교적 이른 아침
춘천에서 서울로 나오는 국도
꽤 높은 벽으로 된 중앙분리대를 못 뛰어넘고
차여 치여 죽은 작은 짐승의 주검
그 주검 위를 한 두 대의 차가 더 지나가
반쯤은 으깨져 바닥에 달라붙었지만
아직은 먹을 게 많아 보이는지
까마귀 서너 마리가 쪼아 먹으려
달라드는 차를 피해 죽음을 무릅쓰고
오르락 내리락 달라들어본다
모든 삶은 죽음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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