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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까마귀

by 두마리 4 2023. 11. 18.

햇볕이 땅거죽을 여기저기 잘라먹으며 들어오는

비교적 이른 아침

춘천에서 서울로 나오는 국도

꽤 높은 벽으로 된 중앙분리대를 못 뛰어넘고

차여 치여 죽은 작은 짐승의 주검

그 주검 위를 한 두 대의 차가 더 지나가

반쯤은 으깨져 바닥에 달라붙었지만

아직은 먹을 게 많아 보이는지

까마귀 서너 마리가 쪼아 먹으려

달라드는 차를 피해 죽음을 무릅쓰고

오르락 내리락 달라들어본다

 

모든 삶은 죽음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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