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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by 두마리 4 2023. 11. 21.

그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자

언제였으면 좋겠니

, 여름, 가을, 겨울

굳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분명하지만

굳이 그 시작을 말한다면

봄이였으면 좋지 않겠니

차가운 기온따라

거무튀튀한 빛따라

응축되고 가라앉아만 있던 내 맘과 몸이

봄처럼 보려고 비집고 올라오고

스프링처럼 튀어오르던 기운 받아

나도 불쑥불쑥 솟아오르고 싶은 그 계절 말이야

 

그런 설렘이나 두근거림은

여름 가을 겨울도 그런 사람이면

늘 가능하지만 그때도

맘과 몸은 늘 봄일 것 같지 않니

 

그런데 그때 그 사랑은

사랑 이전에 비해 뭔가 변한 것 아니겠니

물론 변한 게 아니라

그 사랑은 운명적인 것이라

내 안에 날 때부터 있었던 것이

널 만나 터져 나온 것이라 할 수도 있지

우리는 늘 우연적으로 만나

사랑을 하는 동안 운명이라 믿으면서

헤어지면 그것 또한 운명이라 체념하지 않나

 

밤이 낮이 되고

봄이 지나 여름, 가을 지나 겨울 되고

그 다음 다시 낮이 밤이 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니

꽃이 피고 지고, 그 꽃씨 떨어져 거의 꼭 같은 꽃이 다시 피니

이건 변하는 거니 변하지 않는 거니

 

오늘 만난 것처럼 내일 만나고

올해 만난 것처럼 내년에도 만나고

그렇게 십년 만난 것처럼 그 다음 수십년을 만난다면

그렇게 사랑한다면

사랑이 어떻게 변하지도 않느냐고 말할 것 아닌가

 

아니, 그런 것 말고

밤낮이나 사시사철 변화처럼

꽃이 피고 지고 하지만

내년에도 꼭 그 자리에 거의 변함없이 다시 피어나는 꽃처럼

그런 사랑이이라면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말하는

너의 사랑은 어떻게 안 변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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