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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담임 인연으로 주례를...

by 두마리 4 2023. 9. 16.

하객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신부 양이 고등학교 다닐 때 담임을 맡았던 인연으로 주례를 서게 되었습니다. 주례사로 세 가지 정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먼저 노래 가사를 인용해보겠습니다. “몇십년 동안 서로 달리 살아온 우리/ 달라도 한참 달라 너무 피곤해/ 영화도 나는 멜로 너는 액션/ 난 피자 넌 순두부/ 그래도 우린 하난 통한 게 있어 김밥...밥알이 김에 달라 붙는 것처럼 붙어있을래

 

자두라는 가수의 김밥이라는 노래입니다. 결혼은 전혀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어쩌다 우연히 만남으로써, 신랑 신부의 집안과 문화가 만나서 필연이 되고 운명이 되는 사건입니다. 사랑은 반쪽인 두 사람이 만나서 온전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는 사랑은 둘이 만나 둘이 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화이부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화합하지만 똑같해지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결혼 생활도 화이부동해야 합니다. 밥알이 아무리 김을 좋아해도 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작물을 키우듯이 경작해 가는 것입니다. 신랑과 신부는 대학교 때 만나 8년 동안 연애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사랑했겠지만, 어쩌면 진정한 사랑은 결혼한 다음부터 시작입니다. 결혼해서 생활하다 보면 연애할 때는 안 보이던 잡초 같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커서 자리잡기 전에 뽑아야 합니다. 비가 온 뒤 땅이 말랑말랑할 때 뽑아야 뿌리채 뽑히는 것처럼,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합니다. 돌멩이도 가려내고 때맞춰 퇴비를 주고 북을 돋워주어야 작물이 잘 커는 것처럼, 사랑도 정성을 들여 가꿔야 합니다.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살아가는 데 좋은 일만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반대로 나쁜 일만 계속되는 경우도 없습니다. 좋을 때는 나빠질 가능성을 생각하고 염려해야 합니다. 나쁠 때는 좋아질 가능성만 있으니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힘을 내야 합니다. 신랑 ○군과 신부 ○ 양은 오랫동안 연애를 하면서 서로간 신뢰가 두텁게 쌓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단지 두 사람이 합치는 결혼이 아니라, 수십 명이 합친 듯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서로 돕고 성장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신랑 ○ 군과 신부 ○ 양이 사랑을 잘 경작하여 아름다움 가정을 가꾸어 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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