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7 자객 예양의 지조 예양은 진(晉)나라 사람이다. 예양은 범씨와 중항씨를 섬긴 적이 있지만, 그들을 떠나 지백을 섬겼다. 지백은 예양을 대단히 존경하고 남다르게 아꼈다. 지백이 조양자를 치자 조양자는 한·위나라와 함께 일을 도모하여 지백을 멸망시키고, 지백의 후손까지 죽여 땅을 셋으로 나누었다. 또 지백의 두개골에 옻칠을 해서 큰 술잔으로 썼다. 예양은 달아나 탄식하며 말했다. “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얼굴을 꾸민다고 했다. 지금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으니 내 기필코 원수를 갚은 뒤에 죽겠다.” 예양은 성과 이름을 바꾸고 죄수가 되어 조양자이 궁궐로 들어가 변소의 벽을 바르는 일을 했다. 몸에 비수를 품고 있다가 양자를 찔러 죽이려는 생각이었다. 조양자가 변소.. 2025. 2. 26. 나를 알아준다면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남들이 알아줌으로써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자존감도 생긴다. 공자와 그 제자들도 자신들을 알아주고 써 달라고 군주를 찾아다니며 유세(遊說)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던진 이야기로는 섭정과 섭영만한 사람이 없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열전』 ‘자객열전’ 편에 나온다. 섭정은 원수를 죽이고 어머니, 누나 섭영과 함께 제나라에 숨어 가축 잡는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한편, 엄중자란 사람이 한나라 재상 협루와 사이가 매우 나빠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달아나 자기 대신 협루에게 보복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엄중자가 섭정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와 사귀기를 청하고 자주 오갔다. 엄중자가 .. 2025. 1. 27. 착한 이가 곤경에 빠지는 것이 하늘의 도인가 요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하자, 허유는 받지 않고 그런 말을 들은 것을 부끄러워하며 달아나 숨어버렸다. 백이와 숙제는 고죽국 군주의 두 아들이다. 아버지는 아우인 숙제에게 뒤를 잇게 할 작정이었다. 아버지가 죽자 숙제는 왕위를 백이에게 양보하려 하자 백이는 달아나버렸다. 숙제도 달아나버리는 바람에 그 중간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했다. 주 무왕이 은 주왕(紂王)을 치려하자 백이와 숙제는 아버지 장례도 치러지 않고 전쟁을 치르는 것은 효(孝)가 아니고, 신하로서 군주를 치는 것은 인(仁)이 아니라며 말렸다. 무왕의 신하가 백이와 숙제를 죽이려 하자, 태공이 의로운 사람이라고 살려주었다. 주 무왕이 은나라를 평정하자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죽었다. 공자는 제자 중에 .. 2023. 8. 2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