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챌린지297 다 썩어가는 모과 한 알 어느 늦가을 모과나무 아래 떨어진 모과를 두 개 주워왔다. 거실에 두고 진하지 않은 향과 노오란 빛깔을어쩌다 즐겼다. 어쩌다 한 번 쳐다보았다. 어쩌다 한 번 집어서 냄새를 맡았다. 그러다 크고 잘생긴 하나가먼저 썩었다. 주워왔던 그곳에 내다 버렸다. 오늘, 하나 남은 모과에 무심히 눈이 갔다. 이리 저리 돌려가며 보았다. 눕혀도 보았다. 위에서도 보았다.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였다. 작은 물개처럼 보였다. 작고 통통한 한 마리 새처럼 보였다. 한 무더기 똥처럼 보였다. 다 썩어가는 모과일 뿐인데 보기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 다 썩어가는 모과를 물개라고 우겨볼까. 다 썩어가는 모과를 노란점박이 새라고 우겨볼까. 다 썩어가는 모과를 한 무더기 똥이라고 우겨볼까. 다 썩어가는 모과를 다 썩어가는.. 2025. 1. 8. 절은 절하는 곳 머리가 빠져 아주 짧게 머리를 깎은지 오래 되었다. 스님 머리나 다름없다. 지나가다 마주친 직장 동료가 한 마디 한다. 아재 개그다. “절로 가셔야죠?”“아니, 난 일로 가야되는데.” 절에는 무엇하러 가는가. 절에는 절하러 간다. 사찰을 뜻하는 절과 예의의 표현으로 하는 절이 같은 절인줄 몰랐다. 절의 원형은 오체투지라고 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의 예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슬람교, 기독교에서 기도할 때 예를 표하는 방식이나 카톨릭에 발을 씻기고 만지는 행위도 불교의 절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말들이 많다고 한다. 기독교 예배당의 예배는 예를 갖추어 절한다는 의미이다. 이슬람 사원의 사원은 절을 의미한다. 또 기독교에서 부르는 찬송가는 게송으로 찬양한다는 의.. 2025. 1. 7. 주역 상경을 다 외우고 주역 공부를 시작할 때 스스로 두 가지를 약속했다. 주역 공부의 방편으로 글을 써서 책 한 권을 내보겠다. 또 64괘의 괘사와 효사를 다 외워보겠다. 첫 번째 과제는 한 괘당 한 편 이상의 글을 쓰는 것인데, 현재 52번 째 중산간괘까지 썼다. 물론 초벌이다. 책의 제목, 형식과 구성은 계속 생각 중이다. 올해 안에는 마무리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야겠다. 그렇지 않으니 진척이 잘 안 된다. 64괘의 괘사와 효사를 모두 외우는 과제는 이제 절반을 한 셈이다. 괘사는 64괘 모두 외웠고 효사는 상경을 다 외웠다. 다 외워도 매일 한 번 이상 암송을 해줘야 기억이 유지된다. 64괘 괘사는 매일 한 번씩 외우니, 얼음에 박밀 듯이 매끄럽게 줄줄 읖조릴 수 있다. 효사는 한 번씩 암송하기에 시간이 많이 .. 2025. 1. 6. 월동 배추 작년에 김장 배추를 8월말에 심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니, 김장 배추와 무 심는 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배추는 모종으로 심었는데 따뜻한 날씨가 예년보다 오래 지속되어 불안했다. 주변의 다른 배추들에 비해서 너무 크는 듯했다. 9월이 다 지나갈 무렵 김장 배추를 더 심어두려고 시장에 가니, 김장 배추 모종은 없었다. 봄동 모종이 나와 있었는데 가게 주인은 월동 배추를 권했다. 12월말에 이 배추로 김장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동 배추는 심어본 적이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봄동 비슷해질 거라는 생각에 심었다. 12월 중순에 김장을 했다. 무는 제법 큰 것들이 많았다. 작년에 비해 시래기는 깨끗하지 않았다. 배추는 알이 너무 꽉차버렸다. 배추를 쪼개는 데 칼이 잘 들어가지 않아 깜짝 놀랐다... 2025. 1. 5. 이전 1 ··· 3 4 5 6 7 8 9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