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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움277

위기는 기회, 기회는 위기 폭염으로 타들어가던 보도블럭 틈 풀들이 비를 몰고 태풍이 지나가자 하루 사이에 파릇하게 살아났다 텃밭에 가서 넘어진 오이덩굴, 고추, 가지 줄기를 세웠다 새로 갈아서 이제 막 손가락 크기만큼 자란 적치커리 사이의 잡초를 뽑았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한 부추 사이 사이 잡초도 뽑았다 손톱만큼 자란 상추 사이의 잡초도 뽑았다 대파 사이에 난 잡초를 또 뽑았다 잡초들도 이틀 동안 비를 흠뻑 맞아 싱싱하다 비가 온 뒤 땅이 말랑할 때는 잡초 뽑을 기회다 아주 섬세하게 잡초만 쏙쏙 잡아 뺄 수 있을 때다 텃밭 잡초에게는 이때가 절명의 위기다 나 혼자의 경우나, 사람 관계에서도 궁핍하고 힘들 때가 오히려 기회일 때가 많다 신나고 좋을 때가 오히려 위기일 때가 많다 2023. 8. 11.
콘크리트 유토피아 인간이 지어낸 구조물 중에 부피와 무게가 가장 큰 것이 콘크리트일 것이다. 도로, 다리, 각종 빌딩, 아파트 등 대부분의 건물들이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갈수록 더 높아지는 콘크리트 건물은 발전하는 인류의 문명의 상징하는 듯하다. 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도 그에 비례하여 높아지는 것일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영화다. 콘크리트 구조물 중에 아파트가 나온다. 아파트는 하나의 마을 공동체다. 아파트는 자연적으로 형성됐던 마을 공동체만큼 연대의식이 끈끈하지 않다. 어느날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 모든 건물들이 무너버리고 한 아파트만 남는다. 자신이 살던 아파트가 무너져 졸지에 난민이 된 사람들이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로 몰려든다.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 주민들은 처음에는 난민을 받아주다 회의 끝에 추방해버린다. .. 2023. 8. 10.
지수사괘(地水師卦䷆) 장수는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師, 貞, 丈人, 吉无咎. 初六, 師出以律, 否臧凶. 九二, 在師中, 吉无咎, 王三錫命. 六三, 師或輿尸, 凶. 六四, 師左次无咎. 六五, 田有禽, 利執言, 无咎. 長子帥師, 弟子輿尸, 貞凶. 上六, 大君有命, 開國承家, 小人勿用. 사(師)는 ‘군대’, ‘장수’, ‘현장 전문가’, ‘스승’이다. 사(師)를 파자한 해석으로 왼쪽 글자 모양은 군대가 출정을 할 때 제사용으로 쓰는 제육(祭肉) 묶음이고, 오른쪽의 글자는 그 제육을 매달고 가는 큰 칼의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는 언덕 주변에 물이 에워싸 저지대가 물에 잠겨 있는 모양으로 군사가 언덕 주위에 진을 친 형상으로 보기도 한다. 사괘(師卦䷆)의 괘상을 보면 감괘(坎卦☵)인 물이 아래에 있고, 곤괘(坤卦☷)인 땅이 위에 있다. 땅속에 물이 있는 모.. 2023. 8. 9.
천수송괘(天水訟卦䷅) 소송은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이롭다 訟, 有孚, 窒惕, 中吉, 終凶. 利見大人 ,不利涉大川. 初六, 不永所事, 訟不可長也. 雖小有言, 其辯明也. 九二, 不克訟, 歸而逋, 其邑人三百戶, 无眚. 六三, 食舊德, 貞厲, 終吉, 或終王事无成. 九四, 不克訟, 復卽命, 渝安貞, 吉. 九五, 訟元吉. 上九, 或錫之鞶帶, 終朝三褫之 송(訟)은 ‘소송’, ‘대치’다. 소송은 남과 옳고 그름을 논쟁하다가 남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다. 송괘(訟卦䷅)는 수천수괘(水天需卦䷄)를 말아서 뒤집은 도전괘다. 수(需)는 ‘음식’ ‘기다림’이다. 서괘전에는 ‘음식에는 반드시 송사가 있기 때문에 송괘로 받았다’고 한다. 음식은 인간의 여러 가지 욕망을 대유(代喩)한다. 인간 사회에서는 서로의 욕망이 충돌하고, 현대 사회는 대부분 법치주의다. 따라서 욕망의 다툼으로 인한 .. 2023.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