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와 나의 해방일지4 나의 시간(부제 : 30년만의 휴식) 3월의 어느 저녁 무렵이었다.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다 문득 ‘일 스트레스 안 받으니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직을 안 했다면 지금쯤 학교에서 정신없이 바쁠 때가 아니던가.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이 낮 설었지만, 안정감도 들었다. 물론 2년 전에도 큰아이 초등학교 입학으로 휴직을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유치원도 학교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내내 전쟁을 치르듯 지내다 보니 하루도 맘 편안할 날이 없었다. ‘맏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을 어렸을 적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그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여겨질 만큼. 그런 이유로 살림 밑천 노릇을 하려고 여상으로 진학했다. 3학년 초, 한 보험회사에 합격해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벌써 약 30년 전의 일이다. 당시만 해도 보험에 대한 인식이 그.. 2023. 5. 30. 예수님의 부활 : 삶과 죽음을 하나로... 장자 공부를 하면서 성경이 다르게 보입니다. 장자의 눈으로 성경을 볼 때 예수의 부활은 죽음을 없애버리고 삶을 지속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좋은 것과 안좋은 것, 선과 악으로 분리시키지 않는 것...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 예수의 부활 사건이라는 관점으로 쓴 글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 삶과 죽음을 하나로... 요한복음 12장 24~25절 저는 오늘 설교에서... 죽음을 계속 두려워할 것인가? 죽음이 두려워서 그 두려움을 어떤 종교적인 힘이나 다른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 길만이 죽음을 이기는 길일까? 아니면 죽음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죽음을 이기는 길일까? 예수님의 부활은 이 세상에 죽음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에덴동산은 선과 악으로 분리된 세상이 아니.. 2023. 5. 16. 시절인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만나는 친구가 있다. 맞은 편 아파트에 사는 그녀는 흰색 티볼리를 몰고 매번 나를 태우러 온다.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하고는 여느 때와 같이 수다를 떤다. 신나서 이야기하는 그녀의 얼굴은 봄날의 햇살처럼 눈부시다. 환갑이 좀 지난 그녀는 나보다 14살 정도 위다. 나이로 따지면 이모뻘이지만 이모보다는 친구 같은 그녀다. 사랑스럽고 현명하지만, 때로는 짠한 그녀가 요즘 나의 소중한 시절인연이다. 4개월 전 인문학 공부를 하는 한 공간에서 만나 카풀을 하며 인연을 맺게 된 그녀, H이다. 월요일엔 타로, 화요일엔 장자, 금요일엔 민화 수업을 함께 들으며 일주일에 세 번을 만난다. 차가 없어 교통편을 신세지고 있는 내 마음이 불편할까 그녀는 이런 말을 해준다. “도움 받을 수.. 2023. 4. 18. 덕분에 쓰는 일기🙂 1주일에 한번 "장자"를 배우고 있다.지난 1년 '수박 겉 핥은'노자지만,덕분에 어렵지않게 장자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장자만의 비유와 상징.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들이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리라. 노자도 그러하지만 장자는, ‘스스로 그러한’ 자연스러움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이는 곧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장자의 핵심이자 "장자토론수업"이 지향하는 바라,강의가 끝날 쯤 선생님께서는 늘, 다음 수업 참여를 위한 " 즐거운 숙제"를 주시는데 지난 주 숙제는 바로, 그래서 '혼돈’은 왜 죽었을까요?'혼돈'의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였다. "장자" 내편 중 7편 응제왕(應帝王) 에는 이런 일화가 나온다. 남해의 제왕(帝)은 ‘숙’이.. 2023. 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