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꽃
아침에 수영 갔다 오면서 아파트 정원에서 화살나무를 봤다. 좁쌀만한 게 오돌토돌하게 붙어 있어 가만히 보니 꽃몽오리다. 백과사전에 찾아보니 꽃은 5월에 핀다는데 벌써 피고 있다. 온난화의 영향인가. 대부분의 꽃들이 보름이나 한 달 정도는 일찍 피고 있다. 4월 중순인데, 오동(梧桐)나무, 등(藤)나무, 이팝나무 꽃들이 다투어 피고 있다. 홍가시나무의 새 잎도 불타오르듯 붉다.
화살나무는 줄기 껍데기에 회갈색으로 코르크질의 날개가 생긴 모습이 화살 같다. 모양만이 아니라 화살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다고 한다. 화살나무 줄기의 날개를 귀전우(鬼箭羽)라 한다. 이 날개를 한방에서 피를 그치게 하거나 제 기능을 잃어버린 피를 제거하는 약재로 쓴다.
시골에서는 화살나무를 홀잎나무라고 불렀다. 홑잎나무 또는 홋잎나무라고도 한다. 산골에서 화살나무의 쓰임은 나물이다. 이른 봄에 어린 순을 생으로도 먹고, 데쳐서 무쳐 먹기도 했다. 데쳐서 말려 놓았다가 정월 대보름에 묵나물로 먹기도 했다. 다래 순 묵나물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화살나무의 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꽃은 작고 잎과 비슷한 빛깔이다. 단풍나무 꽃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 ‘애걔 이게 꽃이야?’ 할 정도로 보잘 것 없다. 화살나무나 단풍나무의 꽃은 잎처럼 연하고, 가을에 단풍 든 잎은 꽃처럼 붉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을 유혹하는 화살나무의 꽃은 잎들 속에 매복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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