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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전쟁, 전쟁 같은...

by 두마리 4 2023. 4. 23.

<전쟁, 전쟁 같은…>

 

전쟁에 휘말려든 시민들은 평화 시에 이따금 떠올렸던 생각 국가가 개인의 범죄 행위를 금지한 것은 범죄를 근절하고자 해서가 아니라, 소금이나 담배를 독점하듯 범죄를 독점하고자 해서라는 생각 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악할지도 모른다.”

 

프로이트가 1915년에 발표한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고찰에 나오는 내용이다. 전쟁은 생명을 죽이고 재산을 파괴하고 지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모든 분야의 학자들은 그 학문의 본연적 가치를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전투원은 적과 교전하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도 방향 감각을 잃은 채 고통을 겪을 것이다.

 

적국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전쟁을 할 수 있을까?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적국에 대해 온갖 범죄와 폭행, 거짓말과 속임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국에 대해서는 범죄의 성립 여부를 아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적국이 아니라 국가 내부에서도 적대적 관계가 되어 싸움을 벌이는 세력은 상대에 대해서 폭력과 속임수를 사용하지 않는가.

 

전쟁 상황에서 국가는 국민들에게 최대의 복종과 희생을 요구하고 엄격하게 통제하고 검열할 것이다. 국가나 국가를 대신하고 있는 정부 권력의 잘못이나 범죄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권력을 쥐고 있는 통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 권력 기반을 상실할 정도의 전쟁이 아니면 전쟁은 아주 효율적인 지배의 방편이 될 수도 있다. 주변국들 중에 전쟁과 관련된 이익을 볼 수 있다면 그 전쟁터가 자기 나라가 아니라서 더욱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전쟁 못지 않게 전쟁 준비나 무기 개발 경쟁을 하는 인류를 보면, 참 희한하고 불가사의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국방비가 546천억원이 넘는다. 세계적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0위에 해당한다. 상대를 죽이기 위해, 또는 상대가 자신을 죽이려는 공격을 막기 위해 나라마다 엄청난 돈을 해마다 쓰고 있다. 세계 각국이 가지고 있는 전쟁 무기는 이미 인류를 몇 번이나 절멸시키고도 남는다.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도 하지 않는 대립과 경쟁을 호모 사피엔스는 발전적으로 즐겨하고 있다. 물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도 전쟁 준비와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경제 원리가 작동되는 면은 있다.

 

전쟁 상황이 아니더라도 국방에 대해서는, 그것을 주도하는 정부를 비판하기 어려워진다. 국방과 관련된 검열과 통제도 거부하기 쉽지 않다. 국민들은 애국심이라는 이름으로 수용하게 된다. 이를 비판하거나 거부하면 적국이나 적대적인 국가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전쟁이나 전쟁같은 상황을 만들어 국민을 통치해보려는 전략은 경제를 회복시켜야 먹혀들 수 있다. 아니면, 한번도 경제적으로 잘 살아 본 적이 없거나, 지속적인 군부 독재에 길들여진 국민일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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