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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다시, 하루 한 끼

by 두마리 4 2024. 2. 20.

일일 일식. 십 년 넘게 해오던 하루 한 끼 먹던 식습관을 퇴직하면서 늦은 점심을 먹는 하루 두 끼 식사로 바꿨었다. 아침 식사는 여전히 하지 않는다. 일 년 전 건강 검진 결과 혈압이 좀 높게 나왔다. 아직 고혈압 정도의 수치는 아니지만, 공복 혈당 수치도 관리해야 될 수치가 나왔다. 아직 당뇨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 십 몇 년간 나타나지 않았던 수치이다.

 

올해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 되는 해이다. 건강 검진을 받기 전에 한두 달 하루 한 끼 식사를 해서 결과가 달라지는지 봐야겠다. 이틀 전부터 하루 한 끼 먹기를 다시 시작했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은 마신다. 제대로 할 때는 커피도 안 마셨다. 물만 마시다 오후 서너 시가 넘으면 과일 등의 간식을 먹었다.

 

지난 일요일, 오후 다섯 시에 처음으로 과일 한 개 먹었다. 너무 맛있다. 과일 한 조각이 들어가자 맛을 느끼는 입안 세포들이 좋아서 아우성을 친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속에서는 음식물이 반가워 내장 기관들이 환호작약하는 듯하다.

 

일일 일식을 하면 3일이 고비이다. 삼일을 넘기면 3주가 고비이다. 3주를 넘기면 3개월이 고비이다. 3개월을 넘기면 더 이상의 고비 없이 모든 것이 편안해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만 마시고도 노동이든 운동이든 세 끼 다 먹는 사람 못지 않은 활력을 유지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저녁 한 끼를 먹을 때 세 끼 분량 이상을 먹어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식사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 전에 과일 등 식사 외에 먹어야 할 것들을 미리 먹어두는 방법이 있다. 회식을 할 때는 한 끼 분량을 미리 먹고 가거나, 회식 끝나고 집에 와서 한 끼 분량을 더 먹는 경우도 있다.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 사이에 간식이든 식사든 그날 먹을 양을 다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침 식사를 빵빵하게 먹고 오전에 과일 등의 군것질을 하다가 오후부터 물만 마시고 쫄쫄 굶는 오후(午後) 불식(不食)의 일식(一食)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러면 꿈을 꾸지 않는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일일일식을 처음 시작할 때 11(나구모 요시노리)을 읽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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