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가거나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때
다들 하는 덕담(德談)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도 복을 많이 주고 싶고
나도 복을 많이 받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듣습니다
내가 주지 않는 복을 그는 누구한테서 받을까
그가 주지 않는 복을 나는 누구한테서 받을까
아직도 순진하게 생각합니다
복이 들어 있는 말들을 떠올려 봅니다
복스럽게 생긴 사람
복을 타고 난 사람
복 많은 사람
복 터진 사람
복권…
애쓰고 노력한 대가로 얻은 것을 복이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에는
좋은 돌멩이를, 좋은 나무와 풀을 많이 만나세요.
좋은 공기와 바람을, 좋은 산과 강물을 많이 만나세요.
새와 곤충 등 좋은 동물들을 많이 만나세요.
새해에는 특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세요.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특히, 어쩔 수 없이 자주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새해에는 당신에게 잘해주길 바랍니다
이렇게 바꿔 빌어보지만
조금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내가 만나는 풀이나 나무나 동물이나 바람에게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특히 나를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조그마한 복(福)이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게
그나마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새해엔
제가 조그마한 복이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은데
정말 사소한 복이라고 자꾸 축소를 해도
이 말은 너무 무겁게 느껴집니다
함부로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어쩔 수 없이 맞딱뜨리는 만남 중 좋은 것이 복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꼭꼭 눌러 담아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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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제가 썼던 시같지 않은 시를...
제대로 준비하지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출간해본 제 책에 실었던 시를...
다시 읽으면서 조금 수정해서
새해 인사 겸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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