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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빈 집

by 두마리 4 2023. 11. 12.

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인 듯 고향집에 들어갔다

 

어머니 시집 와서 아버지와 함께

집짓고 35년 넘게 살았던

그집에 들어갔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35년 넘게 어머니 혼자 사시던

시골집에 들어갔다

 

이제 어릴 적 그대로의 모습은

감나무 한 그루

밤나무 한 그루

 

지금도 눈 감으면 선연하게 떠오르는

겨울철 해거름에 복령 망태기 짊어지고 대문에 들어서던 아버지

부엌에서 저녁밥을 준비하던 어머니

리어카 한 가득 땔감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던 형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모자 쓰고 들일 다니던 큰누나

집안에서 튀격태격 싸우고 울고 장난치고 웃고 하던 작은누나, 여동생, 남동생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

아버지 기제사 모신다고

아내, 동생 내외와

점심 때 들어갔다 저녁 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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