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인 듯 고향집에 들어갔다
어머니 시집 와서 아버지와 함께
집짓고 35년 넘게 살았던
그집에 들어갔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35년 넘게 어머니 혼자 사시던
시골집에 들어갔다
이제 어릴 적 그대로의 모습은
감나무 한 그루
밤나무 한 그루
지금도 눈 감으면 선연하게 떠오르는
겨울철 해거름에 복령 망태기 짊어지고 대문에 들어서던 아버지
부엌에서 저녁밥을 준비하던 어머니
리어카 한 가득 땔감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던 형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모자 쓰고 들일 다니던 큰누나
집안에서 튀격태격 싸우고 울고 장난치고 웃고 하던 작은누나, 여동생, 남동생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
아버지 기제사 모신다고
아내, 동생 내외와
점심 때 들어갔다 저녁 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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