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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양파

by 두마리 4 2023. 11. 8.

며칠 전 양파 심으려고 두둑을 만들고 비닐 멀칭을 해놓았다.

너무 가물어 땅이 습기가 별로 없다.

비 오기를 기다렸다.

지난 주 토요일부터 있던 비 예보가 올 듯 말 듯 뒤로 밀렸다.

지난 월요일에야 비가 제대로 왔다.

오늘 밭에 가보니 비가 흠뻑 왔다, 삼일우(三日雨)처럼.

 

미적거리다 보니 양파 모종 심을 시기를 놓치겠다 싶었다.

모종을 사면서 언제까지 모종을 나오냐고 물었다.

이번 주말 지나면 모종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3단을 샀다. 1단에 300포기쯤 될 거라고 했다.

오늘 900포기쯤 심은 셈인데, 반 정도 심은 것 같다.

 

양파를 캐지 않고 놔두면 그 다음해 봄에 너다섯 쪽으로 갈라져 싹이 올라온다.

동그란 양파가 대여섯 포기로 갈라져 다시 커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양파는 까도 까도 계속 같은 속이다.

까도 까도 속을 알 수 없는 게 아니다.

양파는 속이 없다.

까보지 않아도 속을 알 수 있다.

양파는 순정(純情)하다.

그래서 양파를 깔 때면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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