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나의 힘
나는 나의 심리를 얼마나 잘 읽어낼 수 있을까. 『심리 읽어드립니다』(김경일)은 우울, 분노, 상실감, 불편함, 불안, 외로움, 소시오패스, 귀여움, 무기력감 등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또 그러한 심리의 안 좋은 점과 해소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실천하면 달라질 것 같고, 당장 실천하고 싶은 방법들이 나온다. 주로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생기는 심리를 읽고 관리하는 방법이다.
분노. 분노하면 판단력이 흐려진다. 분노를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이 가짜 뉴스를 더 잘 믿고 더 쉽게 퍼트린다. 분노하면 상대방만 보고 자신을 보지 못한다. 분노한 사람은 한 가지 원인 혹은 한 사람만 보면서, 그것으로부터 출발해서 역으로 과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역추적 일반화. 우리가 가짜 뉴스에 한번 ‘그렇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면, 그 다음부터는 사실이 확인돼서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 돼도 이전에 가졌던 믿음을 쉽게 굽히지 못하게 된다. 내가 분노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대체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분노가 일어나는 일에 분노를 하지 않아야 할까. 분노했을 때 그런 오류가 쉽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게 필요하다. 분노를 잠재우는 방법으로 작가는 ‘나를 보고’, ‘걸어라’고 말한다.
불편함. 불편함은 거리와 상관이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은 전혀 불편하지 않다. 모든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외롭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구가 필요하다. 가까운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불편하다. 작가는 코로나로 가족과 가까이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서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 원인으로 가족 간의 격식 없음, 무례함, 배려 없음, 비하 등을 꼽는다. 해결 방법으로 가족끼리 있더라도 격식을 갖춰 옷을 입고, 공동생활 계획표를 짜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라고 말한다. 또 가족 간에도 감사의 표현을 확실하게 하기를 권한다.
무분별한 쇼핑. 무분별한 욕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내게 만족감을 주는 것을 찾고, 흐린 날에 쇼핑을 하고, 쇼핑 품목에 대해 거리가 있는 사람한테 상의하라고 말한다. 또 나 스스로의 앵커(닻)을 만들라고 한다.
앵커 만들기가 재미있다. 생각해보면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 앵커는 닻이다. 닻은 배가 한 곳에 정박하기 위해서 내리는 쇠갈고리다. 흥정이나 밀당을 할 때 앵커가 필요하다. 물건을 팔 사람은 1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앵커를 준다. 물건을 살 사람은 500원 이하가 아니면 안 사겠다고 앵커를 만든다. 그 사이에서 밀고 당기면서 흥정과 거래가 이뤄진다.
귀여움. 귀여움이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귀여운 것을 보면 말이나 행동이 과격해진다. 작가는 귀여움을 두고 과격하게 표현하는 여러 나라의 말들을 소개한다. ‘깨물다’, ‘찌르다’, ‘꼬집다’, ‘짜다’ 등과 연결되어 쓰인다. 귀여움과 과격함이 같이 쓰이는 것은 이형성(二形性)의 감정표현이다. 호메오스타시스. 평상심과 항상성에 대한 욕구다. 시원섭섭하고 기뻐서 울고 매우면서 달콤한 맛이다. 두려움의 대상을 귀엽게 만들면 호감도가 올라간다. 귀여운 이미지는 떨어진 집중력을 높인다. 귀여운 이미지는 운동 신경이 향상될 뿐 아니라, 주의집중을 해서 시각적으로 초점화하고,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일을 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귀여운 이미지의 이러한 효능은 적용해보고 싶다.
소시오패스.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를 잘 이용한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상대를 조종함으로써 본인의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소시오패스는 내가 아무리 거절을 해도 내 죄책감이나 동정심을 이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끝까지 얻으려 한다.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이 규칙을 잘 지키는지 굉장히 엄격히 따지면서 정작 자신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고 한다.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몇몇 사람이 떠오른다. 나에게도 소시오패스적인 면이 조금 있음을 알아차린다.
결심. 글로 적어라. 즉 생각을 물질처럼 취급해라. 운동 결심은 2인칭으로 해라.
외로움. 외로움을 극복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배려 넘치는 행동을 해라.
불안. 내가 아직 망하지 않았고 아직 죽지 않았고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 바로 불안이다. 불안을 해소하려면 자기감정에 솔직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불안하다면 일을 잘게 쪼개라. 불안할 때가 변화하기 가장 좋은 때다. 불안은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에너지다. 불안의 가장 중요한 순기능은 ‘대비’이다. 불안은 나의 힘이다.
사물과의 관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적절함과 적당함을 생각한다. 적절한 거리, 적당한 욕구, 적당한 만족,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한다. 중용(中庸)과 시중(時中)을 생각한다. 적절한 거리와 타이밍은 고정돼 있지 않다. 사람과 상황의 변화 추이를 잘 읽고 포착(捕捉)을 잘 해야 한다.
-『심리 읽어드립니다』(김경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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