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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좋은 습관 몇 가지

by 두마리 4 2023. 5. 31.

좋은 습관 몇 가지

 

좋은 습관 몇 가지 정도는 생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좋다. 특별한 날을 빼놓고는 좋은 습관 몇 가지 정도는 매일 반복하려고 노력한다.

 

매일 아침 530분에 일어난다. 쿠룬타에 등을 대고 옮겨가며 스레칭을 한다. 쿠룬타는 약 600년 전부터 인도에서 실행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요가 치료 요법을 위한 기구이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아들이 휴학해서 목공을 배우고 있을 때 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다. 쿠룬타의 효능은 많다. 척추와 관련된 질환 예방은 물론이고 투통, 불면, 우울증 등에도 효과적이라고 나온다. 골반과 무릎, 다리를 펼 수 있는 스트레칭을 3회 반복한다. 발뒤꿈치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운동을 101번 한다. 스쿼트를 61번 한다. 턱걸이를 15개씩 3세트 한다. 팔굽혀펴기를 천천히 12번 한다.

 

630분에 수영을 간다. 한 번에 50분씩 화, , , 금요일 일주일에 4번 수영한다. 6층밖에 안 되지만, 집에 올라갈 때마다 특별히 피곤하지 않으면 계단으로 걸어올라간다.

 

필사(筆寫)를 한다. 한석봉 천자문, 동의보감, 주역 중에 번갈아 가면서 한다. 필사는 글씨를 좋아지게 하고 손가락에 힘이 생기게 해준다.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필사를 할 때마다 매일 쓰는 구절이 있다. 일종의 좌우명이다.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강해지고 쉬지 않는다. 태양이나 지구, 천체의 운행이 자강불식이다. 자강불식을 생각하면서 성실하게 살아보려고 애써 보는 것이지 실제로 그럴 수는 없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는 곳마다 모든 것이 참되다. 임제 선사가 한 말이다. 비파만취(枇杷晩翠) 오동조조(梧桐早凋). 비파나무 잎은 늦게까지 푸르고, 오동나무 잎은 일찍 시든다. 천자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오늘은 별별챌린지가 끝나는 날이다. 별별챌린지는 66일 동안 5줄 이상의 글을 쓰는 도전이다. 글쓰기는 종종 하는 편이다. 하지만 직업적인 글쓰기 외에 쉬지 않고 66일 동안 글쓰기를 해본 적이 없다. 해낼 수 있을까. 스스로를 온전히 믿지 못하면서 하다 못하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참가비는 1만원이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글쓰기로 주역 공부를 해볼 생각이었다. 글을 쓰다보니 주역 글쓰기만으로는 힘이 들었다. 책 읽고 쓰고, 기억을 쓰고, 경험을 쓰고, 상상을 쓰고, 시같지 않은 시를 쓰고, 오다가다 눈에 띄는 것을 보고 이래저래 생각을 굴리다가 적당하게 덩어리가 뭉쳐지면 쓰고 안 되면 버렸다. 아침에 발상이 일어나는 것은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굴리다 보면 저녁 무렵에는 글이 될만한 내용이 불현 듯 떠오르기도 했다.

 

군자유종(君子有終)의 의미를 체감했다. 66일 동안 글쓰기를 하기 전에는 군자만 아니라 누구나 무엇이든 끝마침이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느슨하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끝마침이라는 것은 내가 시작한 일의 끝마침이다. 시작할 때의 계획대로 끝마침이다. 어떤 내용으로 책을 한 권 써 보기로 했으면, 그렇게 책 한 권을 써야 끝마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와 상관없이 어떤 일이 끝나는 것은 끝마침이 아니다.

 

66일 동안 글쓰기를 하면서 글쓰기 맷집이 생겼다. 내가 쓴 글을 두고 누가 때리는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글인 줄 알면서도 일단 뭉개고 넘어가는 배짱이 생겼다. 다음에 한 번 더 다듬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넘긴다. 너무 잘 쓰려고 하면 한 줄도, 한 편도 못 쓰게 된다. 장난 삼아, 힘을 빼고 대충 쓰다 보면 오히려 괜찮은 글이 될 때가 많다. 한 편이 글이 되고 안 되고, 어느 정도 분량의 글이 되겠다를 가늠하는 능력이 좀 생겼다. 문장과 어휘에 대한 감각이 좀더 섬세해졌다. 생각이나 의지를 가지고 하는 일이 하나 더 생겼으니, 생존 이유가 하나가 더 추가된 셈이다.

 

매일 한 편의 글쓰기를 좋은 습관으로 추가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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