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비자3

“임금 노릇이 즐겁지가 않구나!” 『한비자』 「난일(難一)」에 이런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 진(晉) 나라 평공(平公)이 어느 날 대신들과 술을 마시다가 술기가 얼큰히 오르자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임근 노릇이 즐겁지가 않구나!” 마침 평공 앞에 앉은 태사(太師) 사광(師曠)이 그 말을 듣고는 안고 있던 거문고를 던졌지요. 평공은 황급히 몸을 피했고 거문고는 벽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평공이 화가 나서 물었습니다.  “태사는 누구를 해치려고 했소?” “조금 전 제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한 소인이 있어서 그 자를 쳐죽이려고 했습니다.” 사광이 엄숙하게 정색을 하고 이렇게 대답하자 평공이 다시 말했습니다.  “그대가 친 건 바로 나였소.” 평공의 말에 태사는 이렇게 대꾸했지요.  “어허! 조금전 그 말씀은 임금 된 사람이 하실 .. 2024. 12. 2.
교사불여졸성(巧詐不如拙誠) 『강의』(신영복) ‘10장 법가와 천하 통일’ 내용 중 ‘한비자’에 대해 인용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악양식자(樂羊食子). 악양이라는 위나라 장수가 중산국을 공격했다. 때마침 악양의 아들이 중산국에 있었다. 중산국 왕이 그 아들을 인질로 삼아 공격을 멈출 것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중산국 왕은 드디어 그 아들을 죽여 국을 끓여 악양에게 보냈다. 악양은 태연히 그 국을 먹었다. 위나리 임금이 도사찬(堵師贊)에게 악양을 칭찬하여 말했다. “악양은 나 때문에 자식의 고기를 먹었다.” 도사찬이 대답했다. “자기 자식의 고기를 먹는 사람이 누구인들 먹지 않겠습니까?” 악양이 중산에서 돌아오자 위나라 임금 문후는 그의 공로에 대하여 상은 내렸지만 그의 마음은 의심했다고 한다. 노나라 삼환의 한 사람인 맹손이 .. 2023. 9. 24.
세난(說難) 사마천의 사기열전 한비자 편에 세난(說難)이 나온다. 세난(說難)은 유세(遊說)의 어려움이다. ‘유세’는 자기 의견 또는 자기 소속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며 돌아다니는 것이다. 요즘은 ‘선거 유세’, ‘방송 차량을 이용한 유세 활동’ 등의 예에서 보듯이 후보자가 유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설득을 한다. 한비자가 유세하던 시대에는 그 대상이 군주였다. 한비자는 유세의 어려움에 대해 말한다.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군주에게 허물이 있을 때 유세자가 주저 없이 분명하게 바른말을 하고 교묘한 주장을 내세워 그 잘못을 들추어내면 그 몸은 위태로워진다”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 버릴 줄 아는 .. 2023.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