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2 지속 가능한 등산 이 동네로 이사온 지 2년이 됐다. 얼마 전부터 뒷산에 오른다. 산으로 말하면 함월산이다. 오르다 보면 산이 잘려 성안동이 나온다. 나름 정상에 이르면 운동기구들이 있다. 족두리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족두리 바위’라고 이름붙여 놓았다. 바위라 하기엔 너무 작은데 ‘족두리바위’라 명명해놓으니 족두리처럼 생겼다고 여긴다. 오른쪽으로 시내가 보이고 그 발치에 함월루가 있다. 함월루에서 몇 백 미터만 걸으면 백양사가 나온다. 석유공사 건물 뒤쪽으로 가다보면 야자수 매트가 깔린 산으로 통하는 좁다란 길이 있다. 길 옆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다. 시멘트 포장길을 조금 지나면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다. 산길 초입 왼쪽에 큰 무덤이 두 개 있고, ‘파평윤씨세장지’라고 세로로 쓰인 큰 비석이 있고, 비.. 2024. 2. 28. 너도밤나무 서울 있는 딸이 3일간의 짧은 휴가를 왔다. 이틀은 울산에 있었다. 이틀 째 저녁에 딸의 외가가 있는 대구에 갔다. 그 다음날 김밥을 싸서 가산 산성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계곡에 물을 담그고 사진 찍고 하다가 나와서 김밥과 과일을 먹었다. 김밥을 먹다 보니 꼭 밤톨 같은 게 바닥에 몇 개 있었다. 누가 밤을 가져와서 먹다가 흘렸나. 삶은 밤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반지르하게 생생한 윤기가 흘렀다. 순간 아직 밤이 익을 철이 아니라는 사실도 잊고 밤 껍질을 벗기고 떫은 속껍질을 이빨로 깎아내고 조금 베어 물었다. 말할 수 없이 떫고 쓴 맛이 있어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순간 이게 말로만 듣던 그 너도밤나무의 열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열매를 깐 흔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겉껍질.. 2023. 8.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