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3 아차차 아차차 피고 보니 날이 차갑다 얼어죽을 망정 피어나보자 늦게 핀 매화, 산수유 아직인데 동백이 피고 개나리가 피고 진달래 피고 목련이 피고 벚꽃도 핀다 명자꽃이 피고 조팝도 서둘러 피어난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필까 말까 너무 재지 마라 때는 기다리는 게 아니듯이 꽃이 사람을 기다리랴 때가 되어 피는 게 아니다 피니까 때가 된 것이다 2024.3.20. 2024. 3. 21. 지속 가능한 등산 이 동네로 이사온 지 2년이 됐다. 얼마 전부터 뒷산에 오른다. 산으로 말하면 함월산이다. 오르다 보면 산이 잘려 성안동이 나온다. 나름 정상에 이르면 운동기구들이 있다. 족두리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족두리 바위’라고 이름붙여 놓았다. 바위라 하기엔 너무 작은데 ‘족두리바위’라 명명해놓으니 족두리처럼 생겼다고 여긴다. 오른쪽으로 시내가 보이고 그 발치에 함월루가 있다. 함월루에서 몇 백 미터만 걸으면 백양사가 나온다. 석유공사 건물 뒤쪽으로 가다보면 야자수 매트가 깔린 산으로 통하는 좁다란 길이 있다. 길 옆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다. 시멘트 포장길을 조금 지나면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다. 산길 초입 왼쪽에 큰 무덤이 두 개 있고, ‘파평윤씨세장지’라고 세로로 쓰인 큰 비석이 있고, 비.. 2024. 2. 28. 대화 아파트 정원에도 흰 매화 피어 붉은 매화도 곧 필 듯 꽃봉오리 부풀어 이리저리 다니며 눈맞추다 어라, 이건 뭐야, 철쭉인가 철쭉 사이에 있어, 그건 더욱 아니지 마음 없이 지나가다 마음 생겨 되돌아와 보고 또 보고 진달래네! 너무 이르지 않은가 이월 초순인데 이게 미쳤나 보고 또 보고 사진으로도 찍어보니 진달래가 말을 한다, 날 보고 참을 수 없다는 듯 이놈아 니가 미쳤구나 왜 자꾸 쳐다보고 난리고 난 미칠, 마음이 없거든 굳이 살려고 하는 마음도 굳이 죽으려고 하는 마음도 없거든 순응이란 이런 거야, 바보야! 2024. 2.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