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3 어린 왕자와 우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다. 어린이가 어린이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이미 왕자처럼 살고 있는데 왕자를 알 필요는 없다. 한 때 어린이었다가 지금은 그것을 가맣게 잊어버린 어른이 읽어야 할 동화다. 한 때 왕자였지만 그것을 까맣게 잊고 사는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설명하려고 한다. 어른이 되면 명시적으로 밝히려고 한다. 어른이 되면 명확하게 규정하고 그 규정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용납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른이 되면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것에 모든 것을 매어두려고 한다. 어른들은 경계와 구속이 없는 것을 불안해한다. 어른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기 싫어한다. 어른들은 대부분 존재로서의 삶을 잃고 소유 양식의 삶의 욕망에 혈안이 된다. 어른들은 허영과 .. 2025. 3. 28. 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었다.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명상록이나 수상록에 가깝다. 명언이라 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다. “사실 그 어느 것도 잃어버린 동료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랜 친구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함께한 그토록 많은 추억들, 함께 겪은 수많은 고된 시간들, 그토록 잦았던 다툼과 화해, 마음의 움직임, 그런 보물만큼 값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우정은 다시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떡갈나무를 심어놓고 곧바로 그 그늘 아래 몸을 피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헛된 일이다.” “삶이란 게 그렇다. 처음 우리는 풍요로웠고 여러 해 동안 나무를 심었지만, 시간이 그 작업을 해체하고 나무를 베어내는 그런 시기가 온다. 동료들은 하나씩 우리에게서 자신의 그늘을 걷어낸다. 그리고.. 2025. 3. 3. 저항과 싸움 “대지(大地)는 저 모든 책들보다 우리들에 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그것은 대지가 우리에게 저항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장애와 맞서 겨룰 때 스스로를 발견한다.” “폭우, 안개, 눈보라가 때때로 자네를 힘들게 할거야. 그럴 때면 자네보다 먼저 그 모든 것을 겪었던 사람들을 떠올려봐. 그리고 그저 이렇게 말하라고. ‘다른 사람들이 해낸 것은 언제든지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처음에는 기계가 인간을 자연의 커다란 문제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더욱 혹독하게 그 문제들에 종속시키고 만다. 폭풍우 치는 하늘이 만들어놓은 거대한 재판정에서 조종사는 자신의 비행기를 놓고 산, 바다, 폭우라는 세 자연의 신과 싸우는 것이다.” 사주팔자로 보는 운명도 좋기만 한 것은 없다. 나쁘기만 한 것도.. 2025. 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