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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챌린지333

격세지감 설2025년 1월 29일. 설날 아침이다. 어린 시절 1970년대였다. 설날 아침이면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설빔으로 갈아입고 새배를 다녔다. 세배가 끝나면 차례를 지냈다. 차례는 종갓집부터 시작해 일곱 집 정도를 돌다 보니 마지막 차례를 모시고 나면 날이 어두워졌다. 차례를 모시는 집마다 음식을 다 먹어 설날은 포식하는 날이어ퟭ다. 차례를 모시는 인원도 많아 아이들은 마당에 멍석을 깔아 그 위에서 절을 했다. 객지 나가 있던 가족들도 고향에 돌아오고 온 집안 사람들도 만나 같이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명절 문화도 바뀌고 가족도 결혼하고 분가하여 제사에 참석하는 인원도, 같이 제사를 모시는 사람도 점점 줄었다.  이제 어머니마저 돌아가신지 1년이 지났다. 교회 다니시는 형님.. 2025. 1. 29.
결혼은 미친 짓일까 2002년에 개봉된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혼기를 넘겼는데도 결혼하지 않은 자식이 있으면, 온 집안의 걱정거리였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미친 짓이었다.  요즘은 2002년에 비해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는 훨씬 많아졌다. 결혼 적령기도 경계가 허물어져 마흔 넘어서 쉰 넘어서도 결혼한다. 결혼도 선택이고, 자식을 낳는 것도 선택이다. 이혼이나 재혼, 싱글도 많아졌다. 비혼으로 사는 것도 옛날에 비해서 훨씬 자유롭다.  주역에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루어 합치하는 뜻을 담고 있는 괘는 네 개다. 택산함(澤山咸䷞)은 감응으로 연애괘라 불린다. 택(☱)은 소녀(少女) 또는 여성 성기를 상징한다. 산(☶)은 소남(少男) 또는 남성 성기를 상징한다. 여성이 위에.. 2025. 1. 28.
나를 알아준다면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남들이 알아줌으로써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자존감도 생긴다. 공자와 그 제자들도 자신들을 알아주고 써 달라고 군주를 찾아다니며 유세(遊說)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던진 이야기로는 섭정과 섭영만한 사람이 없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열전』 ‘자객열전’ 편에 나온다. 섭정은 원수를 죽이고 어머니, 누나 섭영과 함께 제나라에 숨어 가축 잡는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한편, 엄중자란 사람이 한나라 재상 협루와 사이가 매우 나빠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달아나 자기 대신 협루에게 보복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엄중자가 섭정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와 사귀기를 청하고 자주 오갔다. 엄중자가 .. 2025. 1. 27.
슬픔의 소유와 존재 어릴 때는 울 일도 많았다. 배가 고파도 울고, 배가 아파도 울었다. 무서워서 울고 놀라도 울었다. 싸우다가 맞아서도 울고 억울해도 울었다. 가끔 슬퍼서 울기도 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울면 약하게 보인다. 대체로 아버지들은 자식들이 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그래서 울지 못하게 했다. 넘어져 다쳐도, 싸우다 맞아도 울음을 참아야 했다. 울다가 아버지한테 들키면 또 맞아야 했다. 울음을 참다 보니 슬픔을 느끼는 감정마저도 무뎌졌다.  에크하르트는 모든 것 즉 물건들, 재산, 지식, 사상뿐만 아니라 의례, 선행까지도 모두 소유와 갈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서는 ‘나쁘지’ 않은데 나쁘게 변한다. 문제는 소유의 대상들에 대한 집착이다. 집착할 때 그 사람의 자유를 해치는 쇠사슬이 .. 2025.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