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불안하고, 무엇이 걱정이 되서 아니, 도대체 무슨 말이 듣고 싶어서, 올해 나는 그토록 사주가 보고 싶고, 그토록 타로 카드를 유투브로 돌려봤을까.
사실, 나는 올해 유난히 겁이 난다.
올해 수업해야 할 내용이 난생 처음하는 부분이고, 쉽지 않은 부분이라서 자신이 없고, (자신이 없으면 미리 공부를 하면되는데, 또 닥치지 않으면 미루게 되는 나를 다그치지만, 여기에 글을 쓰는 일을 차라리 선택하는, 나는 그런 사람. ㅋ)
아이들 진학과 관련이 되어 있어서, 시험과 생기부가 아마 숨을 쉬지도 못할만큼 몰아닥칠 예정이라..
지금 내모습은 마치, 토네이도를 만나기 전, 토네이도가 다가오는 걸 무방비 상태로, 입을 아~~~~ 벌리고서, 그저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만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무섭고 무섭고 무서웠다. 도망가고 싶지만, 내 걸음으로는 도망가다가 토네이도에 휩쓸릴 꼴이라..
그렇다고 토네이도가 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동전을 던졌다.
1) 과연 수업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만족스런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 | 양은 가볍고 올바른 것, 영혼이라면, 음은 무겁고 바르지못한 것, 몸이라고볼 수있다. 용을 양이라고 한다면, 수는 양이 위아래에로 음의 유혹을 받으면서 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상이다. 왜 이 모습을 수(물)이라고 하였을까. 물은 땅과 땅 사이에만 있을 수 있다. 산과 같은 땅에서 들판과 같은 땅으로 흐르는 것이 물이라.. 그런가. 뢰는 아래에 있는 용이 올라가지 못하게 두 개의 음이 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왜 이 모습을 뢰(번개)라고 하였을까. 하늘이 무거운 날, 먹구름이 잔뜩껴서 구름에서 땅으로 번개가 내려치는 모습이라 그런가. 전체 괘상을 보면, 물 아래에 번개가 있다. 이 모습은 깊은 물 아래에 용이 있는 모습으로 잠용, 물용이라고 한다. 수는 깊은 물, 험한 물, 바다이며, 근심이기도 하다. 뢰는 번개로 움직임이며 변화이다. 외괘가 밖으로 험난함이 있다면, 내괘는 안으로 움직임이 있다. 안에서는 하늘이 무겁게 내려와 용이 승천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과 설레임이 있다면, 밖에는 나갔을 때 닥칠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설령 용이 나온다고 하여도 바로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다시 하나의 관문을 더 뚫어야 올라갈 수 있다. 그러하니, 섣불리 날아오르려고 해서는 안된다. 때를 기다리면, 5효가 당겨서 올려줄 것이다. 그 때를 기다려야 한다. 주역전해에 의하면 둔괘는 건괘와 곤괘가 처음으로 교제하여 생겨난 첫번째 괘로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만들을 발생할 때 만물은 혼돈한 가운데 처하여 막히고 엉키어 아직 형통하지 못한 때를 말한다. 흙 속에서 싹이 나오려고 할 때로, 싹이 나오기 위해서는 꼭 겪어야만 하는 그런 어려운 때라는 것이다. 괘의 모습을 보면, 1효와 5효에 양이 하나씩 있는데,가운데 있는 음효들이 어느쪽을 따라야 할지 몰라, 혼돈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장 자리인 5효에 양이 자리하고 2효와 합을 획득했기에 , 괘가 단단하다. 그러니까 혼돈하나 극복할 힘이 있어보인다. 라고 위로를 해보지만, 아무리 보아도 노력해도 어려움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는 않아보이는 상이다. 그렇다면 이 혼란함과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주역전해에 따르면, 첫째 바르게 처신하고 기본을 고수하며,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와 둘째 "제후를 세우는" 즉 지도조직을 세운다라고 하였다. 이것을 보기에 앞서, 다행인 것이, 1효와 5효에 변효가 있었다. 변효가 2개이면 득괘의 국면을 이미 지났을 확률이 높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이미 수뢰둔괘의 어려움을 벗어났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중지곤 괘의 1효(초육)와 5효(육호)를 한 번 살펴보자. |
득괘: 수뢰둔(水雷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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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지곤은 무거움, 중력이다. 모든 걸 다 끌어당기고, 끌어안는 괘. 건이 아버지라면 아이를 낳는 곤은 어머니이다. 건이 신이라면 곤은 인간이다. 인간이 신을 따르려고 할 때, 인간은 인간다워진다. 따라서 곤은 신이되고자, 신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중지곤은 이런 인간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시간에 따라 나타낸 것이다. 중지곤 초육은 그 처음에 해당한다. 인간이 탄생한지 얼마 안된 어린아이의 모습이다. 또한, 양의 자리에 음이 있는 모습으로, 어린아이가 세상을 조심스럽게 접하는 모습이라 하겠다. 서괘전에서는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를 것이다라고 하였다. 서리는 이슬을 거치지 않고 수증기가 바로 얼음이 된 것으로, 기온이 이슬점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는 앞에는 단단한 얼음이 얼었으니, 가도 된다는 것이다. 중지곤 육오는 건의 모습을 충실하게 따라서, 거의 완성된 모습에 가까운 인간의 모습인데, 또한 양의 자리에 음이 있는 모습으로 겸손함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진다. 서괘전에 따르면, 육오는 황색치마이니 크게 길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황은 땅, 중앙으로 땅의 미덕이 안에서 부터 차올라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다. |
변괘: 중지곤(重地坤) |
종합해보자면, 바르고 꾸준하게 교재연구를 하고, 낮은 자세로 아이들의 말을 잘 듣고(제후를 세우는 때니까.. 음. --아이들이 주가 되도록 뭔가 시스템적으로 갖추면 좋을 게 뭔지를 고민해봐야겠다. ) 그렇게 노력하면서 가다가 보면, 내가 굳이 드러내려하지 않아도 황색치마처럼 드러나는 때가 올 것이다라는 것으로 풀이가 된다. 푸하하하하.
주역은 변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주역에서 자꾸 영원한 것, 정답을 찾으려고 한다.
내가 애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것, 내가 가만히 있어도 도달할 곳, 말이다. 과정보다는 결과만 좋다면 그저 좋다는 태도인가?
요즘들어 자꾸, 나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목적지향의, 성취지향의 인간인가, 실제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그러다보니, 자꾸 두 개의 마음이 싸운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뭐할라꼬와, 아니야 이제 뭐라도 해야지라고.
이 두 마음은, '열심히'가 '뭐라도'가 안될 때 생긴다. 그러니까, 과정에 '뭐라도'가 있어야 한다.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역시나 멀고 높다. 영영 짝사랑의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해야할 일들 중에 어떤 것은 일로 분류하고, 어떤 것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분류를 하자.
그리고, 내가 성취형 인간이라면, 까짓꺼 성취를 하려고 하자.
예을 들면, 학교업무가 해야할 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라면, 그걸로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하지말고,
티스토리에 글을 쓰는 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이런 유익한 것(성취욕을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삼으면, 예전보다 더 밝게 웃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이게 어쩌면 오늘 나온 점괘에 대한 내처신인지도 모르겠다.
주역은 점괘를 보는 것보다는 진리를 배우는 길이라고 어디선가 봤다. 그런데, 주역은 그 진리가 변화라고 하였다.
영원한 것이 진리라고 한다면, 변하는 중에도 영원한 것이 있다는 것인지, 변하는 것이 영원하다는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러나 진리를 고민한 옛 선현들의 생각을 좇아보는 것, 그것보다 현명한 것이 있을까.
변하는 것이 진리라면, 사람은 때와 지위에 따라서 그 행동이 달라야 한다.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다.
우리집에 9살 꼬맹이는 호기심을 한가득 안고, 온 집안을 뛰어다니고 놀이를 만든다. 무슨 행동을 해도 그저 사랑스럽다. 우리집 첫째는 몸의 무거움을 아는 나이, 해야할 일과 하기싫은 마음이 싸우는 나이가 되었다. 사회생활 좀 하는 나이,
나는 마흔중반이 넘었다. 이제 몸의 무거움 쯤은 극복할 줄 알아야 할 나이가 되었다. 이불속이 제일 안전해. 라고 하지 말고, 이불 킥하고 일어날 나이, 살기위해 운동을 해야할 나이 말이다.
내일은 이불 킥하고 일찍 일어나,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책장을 넘길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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