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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주역 散筆

나도 대인이 되고 싶다, <중택태>

by 사각삼각 2023. 4. 29.

<내 맘대로 주역, 2023.4.29.>

1) 괘상 : 연못 위에 연못이 있는 모습, 어린 여자아이 둘이 있는 모습이다. 연못은 작은 생명체들이 득실거리는 곳이다. 작은 생명체를 먹기 위해 커다란 새와 같은 동물도 보여드는 곳, 다양한 생물종으로 이루어진 생태계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곳이다.
택은 두 개의 양을 하나의 음이 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2) 괘사 : 태괘는 형통하니,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
3) 효사 :
초구효 : 조화를 이루면서 기쁘게 함이니 길하다.
(변효 : ䷮ 택수곤(澤水困))-곤란하다.
구이효 : 진실한 믿음으로써 기쁘게 하니 길하고 후회가 없어진다.
(변효: ䷐ 택뢰 수(澤雷隨))-따르다.
육삼효 : 아래로 내려가서 기쁘게 하니 흉하다.
(변효: 택천쾌(澤天夬) - 과감하게 결정하다.
구사효 : 기쁨을 계산하느라 편안하지 못한 것이니, 구오의 군주에 대한 절개를 지키고 병이 되는자(육삼)을 미워하면 기쁜 일이 있으리라.
(변효: ䷻ 수택절(水澤節))-절개, 규칙, 제도
구오효 : 양(陽)을 벗겨내려는자(陰-상육)를 믿으면 위태로움이 있으리라.
(변효: ䷵ 뇌택귀매(雷澤歸妹))-누이시집보냄
상육효 : 기쁨을 당겨서 연장하려는 것이다.
(변효: ䷉ 천택리(天澤履))밟다. 예의 실천
득괘: 중택태(重澤兌)
-빛나다. 기름지다.
-삼효 변
艮基背, 不獲基身,行基庭, 不見基人,无咎
등에서 멈추면 그 몸을 얻지 못하여, 뜰을 걷더라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하여 허물이 없으리라.
巽,小亨. 利有攸往, 利見大人
손은 약간 형통하다.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고, 대인(구이와 구오)를 만나는 것이 이롭다.
이면: 중산간(重山艮)
-어긋나다. 어려워하다.
시간 상 전후: 중풍손(重風巽)
-공손하다. 유순하다.

 
2023년을 보내는 동안, 심심하면 동영상을 통해서 타로카드를 보았다. 거기에서 매달 운세를 뽑아주고, 또 그 때 그 때 자동으로 올라오는 질문이나 물어볼 것이 생겼을 때 그저 누르고 고르기만 하면 되니, 편안했고, 제너럴 리딩이다보니, 내 처지에 맞게 대략 해석을 하면 됐다. 그런데 올해 카드를 고를 때마다, 항상 귀인을 만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 올해 동교과 선생님으로 너무나 능력자이신 분을 만나서, 교과적으로 모르는 것도 많이 묻고 배우고 있으며, 업무적인 면에서도 여러면으로 조언을 구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함이 커지는 것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부족함이 많다는 의미가 함께 한다.
화가 났다. 나이를 이렇게나 먹었는데, 나는 아직도 귀인을 만나야 하는 처지에 있는 것인가. 내가 누군가의 귀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도대체 언제쯤이며, 그 때가 있기나 한 건가.
내 삶은 뒤죽박죽 ,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래, 이게 바로 오늘 나의 질문이었다.
그리고 득괘한 것이 위에 나와 있는 중택태이다.
거참, 뽑아놓고보니, 정면과 이면 ,시간상 전후 등 배운 괘를 이렇게 저렇게 골라서 읽어봤는데, 어쩌나!
이리보고 저리보고 돌려보아도 마음에 드는 괘가 하나도 없다.
‘원래 주역은 길흉을 보는 것이 아니라고 했어. 그러니까, 다시 주역점이 나에게 말해주는게 뭔지 살피자.’
아마도 나는 정해진 길함, 적당한 길함도 아니고, 대길함의 어디매쯤에 있다는 괘를 받고 싶었을 것이다. 돌아보면 질문 자체에도 야심이 한가득이다. 귀인이 되고 싶다는 것, 돌려말해서 귀인이지 대놓고 말하면 누가 보아도 실력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거기다 내가 지금 벌여놓은 일들을 들여다보면, 직업에서의 프로페셔널함 만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니, 어찌 보면 욕심이 참 많다라고도 보인다. 그러나 나는 속상했다.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왜 나에게는 여전히 잡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건지..
 
1) 득괘 풀이: 중택태는 ‘이어지는 기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기쁨의 수준을 이야기 하는 괘다. 내가 뽑은 괘의 변효인 육삼효의 효사는 ‘來兌,凶. ’이다. 밖에서 오는 기쁨을 구하는 것은 흉하다. 밖에서 오는 기쁨이라면, 이것은 인정욕구일 것이다. 내가 잘하고 싶은 것들의 그 바닥에는 ‘성공’과 ‘인정’이라는 외부의 시선이 필요했던 것인가. 아이들에게 늘 이야기를 했다.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지위나 명성이 아니라, 하루하루 충실하게 쌓아가는 일상이라고, 오늘 하루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그 때 너의 마음안에서 솟아나는 기쁨, 생물학적으로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을 기억하라고, 그런데, 정작 나는 도파민의 기쁨을 잊고 있었던 걸까.
여기서 내가 받은 변효인 중택태 육삼효를 고치면 택천쾌라는 괘가 나온다. 이 택천쾌 괘상은 연못이 하늘에 오르는 것으로 강양이 유(상육)을 결단함이니, 굳세면서 기뻐하고, 척결하여 화합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의 태도 중에서 음한 것들을 과감하게 결단해야, 내가 원하는 것, 누군가에게 귀인이 되는 것, 그만큼 안팎으로 실력을 갖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단함이라 할만큼 크게 마음을 먹고, 버릴 태도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쉽지 않구먼.
 
2) 이면: 중택태의 이면은 중산간이다. 보기만 해도 어렵다. 안팎으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오르지 않으면 갈 곳이 없다. 기쁨의 이면에는 어려움이 있다최근 아기를 낳은 동료가 있다. 아기를 낳은 기쁨이 얼마나 클지를 알지만, 그와 함께 다가올 어려움을 이미 알기에,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을 기쁨을 이야기하면서도 언제나 따라올 육아의 힘듦 또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바른 기쁨, 도파민이 나오는 기쁨을 얻기 위해서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늘 나 자신을 조금은 혹독하게 다루어야 한다. 누워서 티브이 리모콘을 돌리면서 보내고 싶어도, 책상에 앉아서 책장을 넘기면서 할 일을 해야하며, 그 때 나오는 기쁨을 좇아야 한다. 돼지 국밥을 먹으며 흘리는 땀방울보다도 운동을 해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의 기쁨을 좇아야 한다. 중산간 정도의 어려움을 겪어냈을 때 느끼는 기쁨이어야 내면을 울리는 참된 기쁨이라는 거다. 쉽지 않구먼.
 
3) 시간상 전후 : 중택태의 시간 상 전후로 만나게 되는 괘는 중풍손이다. 하늘 땅 할 것없이 온통 바람이 휘몰아치는 모습, 무엇도 분간할 수 없을 때, 이 괘는 공손하게 따르라고 한다. 대인을 만나서 그를 따르다 보면, 기쁠 때가 온다는 것이다. 그래, 나는 대인을 만나서 따르면서 맛 본 기쁨에 도취되어 나도 얼른 대인이 되고 싶었나보다. 그래도 대인을 따르면서 대인에게 배우는 것은 그래도 할만 하다.
 
여러모로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섣부르게 대인이 되고 싶었다. 아직 부족한 나를 보는 것이 속상했다. 성과물을 툭툭 내놓고 싶었다. 누가 보아도 그럴싸한 것 말이다. 그렇게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제대로 된 기쁨, 내 안에서 순수하게 솟아나는 기쁨을 좇지 아니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빚어낸, 내 마음 안에서의 소용돌이,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또다시 한탄이 나온다. 아니, 십대도 제대로 된 기쁨을 좇으면서 공부에 매진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마흔을 훌쩍 넘긴 나는, 아직도 속세적 쾌락에서 자유롭지 않다니, 아니, 그보다 쫌!(경상도 사투리로 강한 억양이어야 한다.), 속세적 쾌락을 누리면서 살아도, 뭘 좀 이루면 안되나? 세상이 뭐 꼭 이렇게 정직하게만 가나? 융통성이라곤 없이~ 라며, 수없이 투덜거리면서, 또 반성을 한다. 그래,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래서 세상은 살만한 것이지, 거참,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다. 청탁하고 싶다. 어떻게 나하나만 예외로 두면 안될까요?

파인만이 그랬다. '나도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연습하고, 읽고, 익히고, 공부하는 과정이 없다면..그러니까 만약 평범한 사람을 데려다가 막대한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일하고, 생각하고, 대단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이가 바로 과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라고, 
파인만은 세상에 수많은 기쁨 중에서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기쁨의 맛을 아는 사람이다. 이제 나도 그 맛을 좀 즐기는 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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