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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자객 예양의 지조

by 두마리 4 2025. 2. 26.

예양은 진()나라 사람이다. 예양은 범씨와 중항씨를 섬긴 적이 있지만, 그들을 떠나 지백을 섬겼다. 지백은 예양을 대단히 존경하고 남다르게 아꼈다. 지백이 조양자를 치자 조양자는 한·위나라와 함께 일을 도모하여 지백을 멸망시키고, 지백의 후손까지 죽여 땅을 셋으로 나누었다. 또 지백의 두개골에 옻칠을 해서 큰 술잔으로 썼다. 예양은 달아나 탄식하며 말했다.

 

,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얼굴을 꾸민다고 했다. 지금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으니 내 기필코 원수를 갚은 뒤에 죽겠다.”

 

예양은 성과 이름을 바꾸고 죄수가 되어 조양자이 궁궐로 들어가 변소의 벽을 바르는 일을 했다. 몸에 비수를 품고 있다가 양자를 찔러 죽이려는 생각이었다. 조양자가 변소에 가는데 어쩐지 가슴이 몹시 두근거려 예양은 잡혀서 들통이 났다. 주위에 있던 자들이 예양을 목을 베려 했으나, 조양자는 예양은 의로운 사람이고 현인이라며 그를 풀어 주어 떠나가게 했다.

 

얼마 뒤 예양은 또 몸에 옻칠을 하여 문둥이로 꾸미고 숯가루를 먹어 목소리를 바꾸어서 자신의 모습을 아무도 알아볼 수 없게 하고는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걸을 했다. 예양의 아내마저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예양의 친구가 그를 알아보고 조양자의 신하가 되어 섬긴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오히려 쉽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러자 예양은 이렇게 하는 까닭은 천하 후세에 남의 신하가 되어 두마음을 품고 주인을 섬기는 자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 뒤 양자가 외출할 때, 예양은 양자가 지나가려는 다리 밑에 숨어 있었다. 양자가 다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말이 놀라니 양자는 예양 때문이라고 말한다.

 

양자는 예양을 잡아 꾸짖으며 말한다. “그대는 범씨와 중항씨를 섬겼는데, 지백을 그들을 멸망시켰는데, 오히려 지백의 신하가 되어 지백이 죽었는데도 왜 이토록 끈질기게 원수를 갚으려고 하는가?”

 

예양은 말한다. “범씨와 중항씨는 저를 보통 사람으로 대했고, 지백은 저를 한 나라의 걸출한 선비로 대우하였으므로 저도 한 나라의 걸출한 선비로 그에게 보답하려는 것이다.”

 

양자는 예양이 지백을 위해 충성과 절개를 다했다는 이름은 벌써 이루어졌고, 용서 또한 충분했기 때문에 더 이상 놓아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예양은 전날 양자가 너그럽게 자신을 용서한 일로 그 어짊을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다며, 모쪼록 당신의 옷을 얻어 그것을 칼로 베어 원수를 갚으려는 뜻을 이루도록 해 주신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말한다.

 

양자는 자기 옷을 예양에게 갖다주도록 한다. 예양은 칼을 뽑아들고 세 번을 뛰어올라 그 옷을 내리친다. 그러고는 칼에 엎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람을 알아주는 것은 중요하다. 상대가 나를 알아주면 나도 그를 알아주고 싶다. 상대가 나를 무시하면 나도 그를 무시하게 된다. 상대가 나를 걸출한 사람으로 인정하면, 나 또한 그를 위한 걸출한 사람이 되고 싶다.

 

(공백포함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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