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파동

새해 복

by 두마리 4 2025. 1. 1.

새해 복은

새해맞이 일찍 오는 순서대로 준단다

나는 아예 가지 않으니

해마다 나한테 남아돌아오는 새해 복은 없는가

 

새해 아침에 뜨는 해는

어제 떴던 해와 다르고

내일 뜰 해와도 다르단다

 

새해 아침에 새벽같이 나서서

바닷가로 가거나

산 높이 올라서

볼 수 있는 한

가장 처음 떠오르는 해를 맞이해보겠다는

그 마음이 새해 복이 아닐까

 

나는 여전히 별 복도 없으면서

복에 주린 사람들 먼저 새해 복 많이 가져가고

집 방구석에 햇빛이 들어올 때까지도

남아 있는 새해 복이 있다면

그 복을 받아도 안 받아도

그만이라는 자세로

새해 아침이라 더욱 새롭게 느긋하다

 

이 또한 새해 복이 아닐까

 

새해 아침, 새해 해맞이는 갈 생각도 않고 아침 일찍 일어나 책을 읽는다. 매일 하는 천자문 16, 이성복의 시론 무한화서한 문단을 필사한다. 자현 스님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를 조금 읽는다. 다시 이번 달 독서 모임 도서로 정해진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의 서론을 읽다가 다시 인상적인 문장을 필사해본다.

 

단톡에서는 새해 인사가 카톡거린다. 그 새해 인사들 중에는 정연복의 새해맞이라는 시도 있다. 그 시에 답장 비슷하게 올리다 좀 길어졌다. 나도 새해 복이라는 시같지 않은 시를 지었다. 아니, 그냥 카톡에 올린 답장을 스스로 시 한 편이라고 내가 스스로 인정해버렸다.

 

2025. 1. 1. 66별챌8-1

(공백 포함 673자)

'일상의 파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자  (0) 2025.01.02
양지꽃  (0) 2024.12.18
이걸, 두고 볼 수는 없다  (0) 2024.12.10
벼 이모작이 가능한가  (0) 2024.11.24
책이음  (0) 2024.11.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