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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피자

by 두마리 4 2025. 1. 2.

새해 첫날 대학 동기 친구가 친구들에게 새해 선물로 피자 열 판을 쏘았다.

얼굴피자

주름피자

허리피자

무릎피자

어깨피자

가슴피자

다리피자

온몸피자

마음피자

 

열 판인데, 한 개가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적어 놓은 아홉 개도 그 친구가 말한 것과 다를 수도 있다. 한 판이 남았는데, 무엇을 피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한다. 구부리고 웅크리기만 해서 안 좋은 게 뭐가 있을까. 한 번 활짝 펴보고 싶은데 펴지 못해 본 것, 뭐가 있을까. 꿈을 펴자? 단어 운율이 맞지 않네. 희망피자? 행복피자? 팔자피자? 에라 모르겠다. 에라피자? 그냥 무심하고 소심하게 그냥피자? 마구피자? 할 수 없다 격과 운을 마주려면 이마피자!

 

세상을 주름잡아 보고 싶은 욕망도 있었다. 주름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는데, 이제 주름을 그냥 펴야 하는 나이가 되었구나!

 

펴려면 제대로 접거나 구부려야 한다. 제대로 접지 않았는데 펼 수는 없다.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웅크리고 접기만 해서 이제 남들이 보기에도 접고 웅크리고 구부린 것만 보이는구나. 그 나이가 되었구나!

 

펴는 것이 좋을까, 구부리고 접는 것이 좋을까. 펴면 팽팽하고 탄력있어 보인다. 늘 펴서 탱탱할 수는 없다. 별 생각 없이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힘차게 한 번 펴기 위해서 접고 구부릴 때 힘을 모아야 한다. 제대로 웅크리고 구부리고 접지 않아서 힘차게 한 번 펴보지도 못했구나!

 

2025. 1.2. 별쓸 82일차 공백포함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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