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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월동 배추

by 두마리 4 2025. 1. 5.

작년에 김장 배추를 8월말에 심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니, 김장 배추와 무 심는 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배추는 모종으로 심었는데 따뜻한 날씨가 예년보다 오래 지속되어 불안했다. 주변의 다른 배추들에 비해서 너무 크는 듯했다.

 

9월이 다 지나갈 무렵 김장 배추를 더 심어두려고 시장에 가니, 김장 배추 모종은 없었다. 봄동 모종이 나와 있었는데 가게 주인은 월동 배추를 권했다. 12월말에 이 배추로 김장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동 배추는 심어본 적이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봄동 비슷해질 거라는 생각에 심었다.

 

12월 중순에 김장을 했다. 무는 제법 큰 것들이 많았다. 작년에 비해 시래기는 깨끗하지 않았다. 배추는 알이 너무 꽉차버렸다. 배추를 쪼개는 데 칼이 잘 들어가지 않아 깜짝 놀랐다. 무게도 큰 것은 4키로그램 넘었다. 배추 속을 보니 배추 뿌리에서부터 안으로 차오르면서 알이 차니 속 고갱이도 길었다. 배추 잎이 너무 빽빽하여 간도 잘 배어들지 않았다. 이제 막 속이 차기 시작하여 겉잎이 시퍼렇게 큰 월동 배추도 몇 포기 김장을 했다.

 

남은 월동 배추는 알이 조금 차다 날씨가 추워져 요즘 더 커지는 않는 듯했다. 밤에 기온이 좀 크게 떨어져 얇고 하얀 부직포를 덮어씌웠다. 포기가 작은 것은 봄동처럼 옆으로 쫙 퍼졌다. 밤낮 기온 차가 커서 잎이 톡톡해졌다. 요즘 뽑아서 먹는데, 날이 갈수록 단맛이 더 올라와 봄동과는 또 다르게 맛있다.

 

어제는 다음 주에 있는 장모님 생신을 이번 주말에 미리 챙겨드린다고 처가에 왔다. 월동 배추를 11포기 뽑고, 대파 한 포대기 뽑고, 돼지감자를 조금 캤다. 농산물 시장에 가서 잡어 회 3키로그램, 아나고 회 1킬로그램을 떴다. 혀에 감치는 단맛을 내는 월동 배추 잎에 회를 얹고 겨자, 마늘, 된장, 고추를 같이 싸서 먹으니 맛이 기가 막혔다.

 

(공백 포함 910)

별별챌린지 8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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