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시간 20분 전
쓸까 말까
안 쓰려고 덮었다가
노트북을 폈다
오늘 쓸 글감을 만들기 위해 아침에 글을 읽었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젊을 때는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면 때문에
그런 면하고 상관없는 부분까지 싸잡아 싫어했다
서정주 시인의 친일을 싫어해서 그 사람의 시까지 싫어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 사람의 시와 인간됨이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지만
인간은 싫더라도 잘 쓴 시는 좋아할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인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력이나 사상을 따지자면 그런 작가들이 몇 있다
고은 또한 그런 면이 있다
박웅현은 고은의 시집 『순간의 꽃』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인용한 구절들 중에서 꽂히는 구절을 적어본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이 구절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바가 있지만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 마감 시간이 촉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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