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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호시탐탐 기욕축축-주역(周易)과 삶의 무늬(3)

by 두마리 4 2024. 2. 10.

불가식길(不家食吉). 집에서 먹지 않으면 길하다. 주역도 대체로 남성중심적이다. 남자가 집에서 밥 먹는 게 많다면 사회 활동을 별로 하지 않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거나 바깥에서 사회 활동을 하고 돈을 벌고 남들에게 베풀고 하는 등의 일들로 바빠서 집에서 밥을 먹을 틈이 없어야 재화든 지식이든 인덕이든 크게 쌓을 수 있다.

 

동우지곡(童牛之牿). ‘()’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송아지의 뿔에 댄 나무든, 송아지를 가두는 우리든 송아지의 코뚜레든 모두 마음대로 날뛰는 송아지를 적절하게 통제하기 위한 도구이다. 아주 어린 송아지는 아무 굴레도 씌우지 않는다. 송아지가 좀 커서 뿔이 나기 시작하면 힘도 세져 통제가 필요해진다. 사람이라면 적절한 금지와 절제를 통한 교육의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분시지아(豶豕之牙). 불 깐 돼지의 어금니. 불을 깠다는 건 수컷 돼지라는 얘기이다. 수컷 짐승들은 어느 정도 커면 힘도 세고 거칠어서 통제가 잘 되지 않고, 길들이기도 쉽지 않다. 불을 까는 것은 좀 온순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이다. 불을 깐 수컷 돼지는 어금니의 공격도 덜 사납게 된다.

 

자구구실(自求口實). 스스로 입안에 채울 음식을 구한다. 자신을 기르는 도를 구한다.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다. 먹을 것을 스스로 구할 수 있으면 자립이다. 인간은 자립하기까지의 기간이 길다. 다른 짐승들은 태어나 얼마 안 되어 어미로부터 자구구실의 방법을 전수받고 곧바로 자립한다. 자립을 위한 교육 기간이 짧다. 인간도 사실은 대학교, 대학원, 유학 등 배우는 기간이 긴 것보다, 짧게 배우고 자구구실 할 수 있다면 그게 더 우월한 것이다.

 

호시탐탐(虎視眈眈). 호랑이가 먹이를 노려보듯 하다. 호랑이가 어떤 먹이를 응시하면서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는 모양이다.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위엄있는 눈초리로 째려보며 먹이를 압도하는 모양이다. 기욕축축(其欲逐逐). 그 하고자 함을 좇고 좇음이다. 구하기를 계속하여 목적에 도달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정이천은 호시탐탐과 기욕축축의 자세로 바램이 끊어지지 않게 계속 성취해나가 결핍이 없게 하면 정의가 실천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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