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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구교멸지(屨校滅趾), 주역(周易)과 삶의 무늬(2)

by 두마리 4 2024. 2. 9.

군자유종(君子有終). 군자가 마침이 있다. 일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 시작할 때의 계획과 의도대로 끝까지 실행하여 마치는 것은 더 어렵다. 이를테면 책을 한 권 펴내보겠다고 시작은 할 수 있다. 그런데 끝까지 글을 써서 완성된 하나의 책을 출간하여 마치는 것은 어렵다. 제대로 마치기 위해서는 겸손하고 겸손해야 한다.

 

관이불천(盥而不薦). 세수하고 제사를 올리지 않았을 때와 같이 한다. 몸과 의관을 깨끗하게 정제하고 정성을 다하면서 공손한 자세로 기다림을 말한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믿음과 공경을 받을 수 있는 태도이다. 관국지광(觀國之光). 나라의 빛남 즉 나라의 도덕과 문화의 빛남을 봄이다. 관광(觀光)이란 말이 이에서 유래했다. 최고의 관광 상품은 뛰어난 문화이다.

 

구교멸지(屨校滅趾). 형틀을 신겨 발꿈치를 멸하다. 죄가 작을 때 커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 싹이 보일 때 제대로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한다. 학교(學校)에 쓰이는 ()’자가 형틀의 뜻도 있다니. 학교는 배우는 형틀인가. 학교란 사회 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태도를 길러준다. 하지만 형틀처럼 그 사회에 맞지 않는 지식과 언행을 금지하고 억압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근대적인 교도소와 학교의 기능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면이 있다.

 

천문을 봐서 때의 변함을 살피며, 인문을 봐서 천하를 교화하여 이루게 한다’. 천문(天文), 인문(人文). 하늘의 온갖 현상, 인류의 문화. 하늘의 무늬, 삶의 무늬! 비구혼구(匪寇婚媾). 도적이 아니면 혼인하려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말이다. 도적은 느닷없이 쳐들어온다. 사랑도 느닷없이 쳐들어온다. 그래서 자긴 도적이야, 내 마음을 훔쳤잖아.’라는 말을 하는 모양이다.

소식영허(消息盈虛). ()는 사라지고 빠짐이다. ()의 날숨이다. ()은 채워지고 들어옴이다. ()의 들숨이다. ()은 차는 것이고 허()는 비는 것이다. 소식(消息)을 묻는다는 것은 사라지고 빠지는 상황인가, 채워지고 들어오는 형편인가를 묻는 것이다. 안부(安否)가 안()하냐 부()하냐를 묻는 것이듯.

 

석과불식(碩果不食). 큰 과실은 먹지 않는다. 큰 과일은 먹지 않고 내다 팔거나 종자를 삼는다. 사람도 큰 과실처럼 대인(大人)이면 함부로 먹히지 않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경과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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