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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갑탁(甲坼)

by 두마리 4 2024. 1. 3.

뇌수해괘(雷水解卦䷧)의 단전(彖傳)뇌우작이백과초목개갑탁(雷雨作而百果草木皆甲坼)’이란 말이 나온다. 우레와 비가 일어남에 온갖 과일ㆍ풀과 나무의 싹이나 눈이 터져 나온다는 뜻이다. 갑탁(甲坼) 또는 탁갑(坼甲)은 식물의 싹이나 눈이 틈을 말한다. 갑탁이란 말은 봄이 되어 온갖 씨앗이나 싹들이 갑옷 같은 껍데기를 탁 깨고 나오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게 만든다.

 

얽히거나 맺힌 것이 풀리는 일은 좋다. 하지만 다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안 풀린 것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또 얼어붙어 있을 때는 단단했지만 풀리고 녹으면서 느슨해지고 허물허물해지는 면이 있다.

 

뇌수해괘(雷水解卦䷧)의 괘이름 ()’는 풀림이다. 잡괘전(雜卦傳)에 따르면 늦추는 것[()]이다. 모인 것이 흩어지는 해산(解散)ㆍ얽힌 것이 풀어지는 해결(解決)ㆍ원통한 마음이 풀어지는 해원(解冤)ㆍ얼은 것이 녹아서 풀어지는 해동(解凍)이다.

 

괘상(卦象)을 보면, 아래에는 감괘(坎卦)가 있고, 위에는 뢰괘(雷卦)가 있다. 후천팔괘와 설괘전에 따르면, ()은 물ㆍ북방(北方)ㆍ겨울이다. ()는 목()ㆍ동북방(東北方)ㆍ봄이다. 오행(五行)으로 보면 수생목(水生木)이다. 겨울에 얼었던 것이 풀리면서 만물이 싹을 틔우는 상이다.

 

서괘전(序卦傳)에 따르면 건()은 어려운 것이니, 사물이 끝까지 어려울 수만은 없기 때문에 해괘(解卦䷧)로 받았다고 했다. 수산건(水山蹇䷦)을 말아서 뒤집은 도전(倒顚)괘가 뇌수해괘(雷水解卦䷧)이다. 어렵고 험난한 것이 풀리는 형상이다. 도전괘는 상대방 또는 제3자의 입장이다. 어려움이 풀리는 상황을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아직 어려움과 험난함에 처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여섯 효가 모두 변효가 나왔다면 배합괘(配合卦)인 풍화가인(風火家人䷤)이 된다. 지괘(之卦)로 배합괘가 나왔다면 본괘의 성질을 속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배합괘의 성질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속으로는 어려움이 풀리는 상황인데 겉으로는 화합하여 훈풍이 부는 듯이 행동함을 의미할 수 있다.

 

뇌수해괘(雷水解卦䷧)의 여섯 효 중에서 안에 있는 2, 3, 4효와 3, 4, 5효로 구성한 호괘(互卦)는 수화기제괘(水火旣濟卦䷾)가 된다. 기제(旣濟)는 이미 건넘이고 완성이다. 어떤 일이 풀린다는 것의 핵심은 일이 끝나고 완성된다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뇌수해괘(雷水解卦䷧)에서 상하가 바뀐 착종괘(錯綜卦)는 수뢰둔(水雷屯䷂)이다. ()은 땅속에서 새싹이 나오는 모습이다. 태중의 태아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어려움이다. 착종괘는 상하의 바뀜으로 인한 변동을 읽을 수 있다. 뇌수해의 상하가 바뀐다면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어려움을 겪어야 일이 풀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괘사(卦辭)를 보자. 解 利西南 无所往 其來復 吉 有攸往 夙 吉. ()는 서남(西南)으로 가면 이로우니 갈 곳이 없으면 회복함이 길하다. 갈 곳이 있으면 일찍 가는 것이 길하다. ‘서남(西南)’은 일이 해결되는 쪽이다. 평평하고 순조로운 방면이다. 일이 모두 풀렸으면 더 나아가야 할 일이 없고 돌아오는 좋다. 더 나아가야 할 것, 즉 더 풀어야 할 것이 있다면 늦기 전에 일찍 해야 좋다. 대상전에서 군자는 이 괘를 본받아 허물은 용서해주고 죄는 감형해준다고 했다.

 

()는 험한 데서 움직임이다. 움직여서 험한 데서 벗어남이다. 일이 풀린다는 것은 무리를 얻고 때와 자리의 적중(的中)함을 얻고 행하여 공()이 있음이다. 천지가 풀려 우레와 비가 일어남에 온갖 풀과 나무가 모두 씨앗의 껍질을 깨고 나온다.

 

뇌수해괘(雷水解卦䷧)의 효사(爻辭)를 보자. ‘초육(初六)은 허물이 없다.’ 양효 자리에 음효 부정(不正), 구사와 응(), 구이와 비(), 구이를 승(). 지괘 뇌택귀매(雷澤歸妹䷵) 초구는 누이동생을 시집보냄에 첩으로써 함이니 절름발이가 밟을 수 있음이니 가면 길하다.

 

구이(九二)는 사냥을 해서 세 마리의 여우를 얻어 누런 화살을 얻으니, 바르게 해서 길하다.’내괘의 가운데 득중(得中), 음효 자리에 양효 부정(不正)와 육오와 응(), 초육ㆍ육삼과 비(). 지괘 뇌지예(雷地豫䷏) 괘사 예는 제후를 세우고 군사를 행함이 이롭다. 육이는 절개가 돌이라 날을 마치지 않으니 바르고 길하다.

 

육삼(六三)은 등에 지고 있으면서 또한 수레에 타고 있으므로 도적을 오게 하니 바르더라도 부끄러울 것이다.’ 양효 자리에 음효 부정(不正), 상육과 불응(不應), 구이ㆍ구사와 비(), 구이를 승()하며 구사를 승(). 지괘 뇌풍항(雷風恒䷟) ‘구삼은 그 덕에 항상하지 않기 때문에 혹 부끄러움을 이으니, 고집하면 부끄러울 것이다.’

 

구사(九四)는 너의 엄지발가락에서 풀면 벗이 이르러 이에 믿을 것이다.’ 부정(不正), 초육과 응(), 육삼ㆍ육오와 비(). 지괘 지수사(地水師䷆) 괘사 사는 바르게 할지니 장인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육사는 진영으로 물러남이니 허물이 없다.’

 

육오(六五)는 군자가 오직 풀림이 있으면 길하니, 소인에게 믿음이 있을 것이다.’ 득중(得中), 부정(不正), 구이와 응(), 구사와 비(), 구사를 승(). 지괘 택수곤(澤水困䷮) 괘사 곤은 형통하고 바르니, 대인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으니, 말을 하면 믿지 않을 것이다.

 

상육(上六)은 공이 높은 담장 위에서 매를 쏘아서 잡으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 (), 불응(不應), 육오와 불비(不比), 지괘 화수미제(火水未濟䷿) 괘사 미제는 형통하니, 어린 여우가 용감하게 건너다가 그 꼬리를 적심이니, 이로울 바가 없다. 상구는 술을 마시는 데 믿음을 두면 허물이 없거니와, 그 머리를 적시면 믿음을 두는 데 옳음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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