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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산택손괘(山澤損卦䷨), 덜어냄

by 두마리 4 2024. 1. 8.

논어(論語)에 손자삼우(損者三友)가 나온다. 편벽(便辟)한 자ㆍ줏대없이 아첨하고 미덥지 않은[선유(善柔)] 자ㆍ말만 앞세우고 실속이 없는[편녕(便佞)] . 해로운 벗 셋이다. 또 손자삼락(損者三樂)도 나온다. 지나친 쾌락을 좋아하고[樂驕樂(락교락)], 편안히 노는 것을 좋아하고[락일유(樂佚遊)], 잔치를 벌여 즐김을 좋아하는 것[락연락(樂宴樂)]이다. 사람이 좋아하는 것 중에 손해가 되는 세 가지이다.

 

덜어냄더함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 덜어내는 쪽이 있으면 더하는 쪽이 있다.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다. 세금을 많이 거둬가면 납세자에겐 손해지만 징수자인 국가나 정부 입장에선 이익이다.

 

도덕경36장에 이런 말이 나온다. “장차 접고 싶으면 먼저 펴주어야 한다. 장차 약화시키고 싶으면 먼저 강화시켜주어야 한다. 장차 폐지하고 싶으면 먼저 잘 되게 해주어야 한다. 장차 뺏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한다장차 더하거나 이익을 보고 싶으면 먼저 덜어내거나 손해를 봐야 하는 경우도 많다.

 

덜어내는 것이 손해가 아닌 경우도 많다. 비만일 때는 살을 덜어내는 쪽이 좋다. 출산(出産)도 아이를 덜어내는 것이다. 산모의 뱃속으로부터는 덜어내는 것이고, 세상밖에서 보면 하나의 인간을 더하는 것이다. 질병을 덜어내면 치유(治癒)가 된다. 불필요하거나 너무 많은 것은 덜어내야 좋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괘이름 ()’덜어냄’, ‘잃음’, ‘손해(損害)’이다. 사람들은 손해는 덜 보려 하고, 이익을 많이 얻으려고 한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괘상(卦象)을 보자. 아래에 태택(兌澤)이 있고, 위에 간산(艮山)이 있다. ()이 남는 쪽이고 음()이 모자라는 쪽이다. 지천태(地天泰䷊)에 아래에 있는 양(,3)가 맨 위로 올라가고 음()이 내려온 상이 손괘()이다. 아래에 있는 연못의 바닥을 파내어 산의 흙에 보태는 형상이다. 연못은 깊어야 하고 산은 높아야 한다.

 

서괘전(序卦傳)에서 해()는 누그러지는 것이니, 누그러지면 반드시 잃는 바가 있기 때무에 손괘(巽卦䷨)로 받는다고 했다. 잡괘전(雜卦傳)에서 손(損䷨)ㆍ익(益䷩)은 성()하고 쇠()함의 시작이라고 했다. ()은 성()함의 시작이다. 이른바 바닥을 쳤다면 다시 상승할 일만 남는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호괘(互卦)는 지뢰복(地雷復䷗)이다. ()은 회복이다. 반전의 시작이다. 복괘(復卦)의 괘사(卦辭), ‘()은 형통하니 나고 들음에 병이 없어서 벗이 와야 허물이 없다. 그 도를 반복해서 칠일에 와서 회복하니, 나아가는 것이 이롭다’. 손괘(損卦)는 손해를 보여주는 괘이지만, 덜어냄이나 손해가 있은 다음에는 성()함으로 반전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도전괘(倒顚卦)는 풍뢰익(風雷益䷩)이다. 도전괘는 반대편에서 본 괘이고, 3자적 입장에서 일의 경과를 볼 때 쓴다. ‘덜어냄을 반대편에서 보면 더함이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배합(配合)괘ㆍ착종괘는 택산함(澤山咸䷞)이다. 배합괘는 음양(陰陽)이 모두 바뀐 것으로 본괘의 성질을 가지면서 겉으로는 배합괘의 성질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착종괘는 상하의 위치가 바뀌거나 시간적 변화를 나타낼 때 쓴다. (咸䷞)은 감응이고 교합이다. 덜어냄과 더함의 상하가 바뀌거나 그 과정이 진행되면 감응과 교합이 일어난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괘사를 보자. 損 有孚 元吉 无咎 可貞. 利有攸往 曷之用? 二簋 可用亭. ()은 믿음을 두면 크게 길하고 허물이 없어서 바르게 할 수 있다. 가는 바를 둠이 이로우니 어떻게 쓰리오? 두 대그릇을 써서 제사 지낼 수 있다.

 

이에 대해 단전에서는 ()은 아래를 덜어 위를 더하여 그 도가 위로 행함이니 더는데 믿음을 두면 크게 길하여 허물이 없어서 바르고 할 수 있으니 가는 바를 둠이 이로움이니, ‘어떻게 쓰느냐면 두 대그릇을 써서 제사지낼 수 있음은 두 대그릇이 응당 때가 있으며, ()을 덜어 유에 더함이 때가 있으니, 덜고 더하고 차고 비는 것을 때에 따라 함께 행함이라고 주석을 달고 있다. 또 대상전에서는 산 아래 못이 있는 것이 손()이니, 군자가 본받아서 성냄을 징계하고 욕심을 막는다라고 한다. 덜어냄이 도()를 행하기 위함이라면 덜어냄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이를테면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거둠이 나라를 잘 경영하기 위함이라는 믿음이다. 이 믿음이 없으면 수탈이나 착취로 여겨질 것이다. 성냄을 덜어내어 줄이면 좋고, 욕심도 덜어내면 좋다.

 

산택손괘(山澤損卦䷨)의 효사(爻辭)를 보자. 본괘는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의 현재 상황이며 지괘는 노력과 주변 환경에 따라 앞으로 진행돼 나가는 과정을 뜻한다.

 

초구는 일을 마치거든 빨리 가야 허물이 없으리니, 참작하여 더느니라. 구이와 비()가 안 되지만, 양효(陽爻) 자리에 있어 정()이고, 육사와는 응()을 이룬다. 상전에서는 일을 마치거든 빨리 감은 위와 뜻을 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괘(之卦)는 산수몽(山水蒙䷃)이다. 몽괘의 괘사, ‘몽은 형통하다. 내가 어리고 몽매한 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어리고 몽매한 이가 나를 찿아옴이니, 처음 점치거든 알려주고 두 번 세 번 하면 더럽히는 것이다. 더럽히면 알려주지 말아야 하니, 바르게 함이 이롭다몽괘의 초육, 몽매함을 계발하되 사람에게 형벌을 쓴 후 질곡을 벗기는 방법이 이로우니, 형벌로써만 해나가면 부끄럽다.

 

구이는 바르게 함이 이롭고 가면 흉하니, 덜지 말아야 더하니라. 구이는 양효라 부정(不正)이지만 득중(得中)이고, 육오와 응()을 이루고 육삼과 비()를 이룬다. 상전에, “구이가 바르게 함이 이로움은 중()으로써 뜻을 삼은 것이다라고 한다. 지괘는 산뢰이(山雷頤䷚)이다. 이괘의 괘사, ‘바르게 하면 길하니, 길러지는 것을 보면 자신을 기르는 도를 구한다이괘의 육이,거꾸로 기름이라, 법도에 어긋나니, 언덕에 기르려 해서 가면 흉하다.

 

육삼은 세 사람이 가는 데는 한 사람을 덜고, 한 사람이 가는 데는 그 벗을 얻는다. 부정(不正)하지만 상구와 응()을 이루고 구이와도 비()가 된다. 상전에 말하기를, ‘한 사람이 감은 셋이면 곧 의심할 것이다. 지괘는 뢰천대장(雷天大壯䷡)이다. 대장괘의 괘사, 바르고 굳게 함이 이롭다. 대장괘의 구삼, 소인은 장성함을 쓰고 군자는 업신여김을 쓰니, 고집하면 위태하니, 숫양이 울타리를 받아서 그 뿔이 걸림이로다.

 

육사는 그 병을 덜되, 빨리하게 하면 기쁨이 있어서 허물이 없다. 육사는 정()이고 초구와 응()을 이루지만 육삼ㆍ육오와 비()가 되지 않는다. 상전에서 말하기를, ‘그 병을 덞은 또한 기쁘다. 지괘는 화택규(火澤睽䷥)이다. 규괘의 괘사, 작은 일은 길하다. 규괘의 구사, 어긋남에 외로워서 착한 지아비를 만나서 미덥게 사귐이니, 위태하나 허물이 없다.

 

육오는 혹 더하면 열 벗이라. 거북점을 하더라도 어기지 못할 것이니 크게 길하다. 부정(不正)이고 육사와 비()가 안 되지만 득중(得中)이고 구이와 응()을 이룬다. 상전왈, ‘육오가 크게 길함은 위로부터 돕기 때문이다. 지괘는 풍택중부(風澤中孚䷼)이다. 중부괘의 괘사, ‘중부는 돼지와 물고기까지 믿게 하면 길하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롭고 바르게 함이 이롭다.’ 중부괘의 구오, 믿음이 있기를 당기는 듯하면 허물이 없다.

 

상구는 덜게 하지 말고 더해주면 허물이 없고 바르게 하여 길하다. 가는 바를 둠이 이로우니 신하를 얻음에 경계(친소)가 없다. 부정(不正)이지만 육삼과 비()를 이룬다. 상전왈, ‘덜게 하지 말고 더해줌은 크게 뜻을 얻음이라. 지괘는 지택림(地澤臨䷒)이다. 림괘의 괘사는 임은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팔월에 이르러서는 흉함이 있으리라. 림괘의 상구는 형틀을 씌워서 귀를 멸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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