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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지구 끝의 온실, 기후 위기의 미래

by 두마리 4 2023. 8. 7.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에 나오는 지구는 자가증식하는 더스트로 인해 지구의 생명체가 거의 멸종하고 폐허가 된 상황을 겪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찾아낸 나노-디스어셈블러 프로젝트로 더스트를 종식시킨다. 살아남은 세대의 한 사람인 주인공은 공식적인 더스트 종식 방법 외에 전설이나 신화처럼 떠돌던 모스바나 식물의 더스트 과응집 효과에 관한 소문을 추적한다.

 

더스트 폭풍, 더스트 안개, 더스트 과농도 등에 따라 생존이 어렵자 더스트의 침입을 봉쇄하고더스트 포집기를 가동하여 삶을 공간을 유지하는 돔 시티라는 공간을 만들어 생존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더스트에 대해 내성이 있는 인간은 더스트 농도가 낮은 지역을 찾아 생존을 유지하기도 한다. 약탈자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지구 끝의 온실은 유기체 비율이 30%인 레이첼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이 더스트 응집 작용을 하는 식물을 연구하고 그 인공지능 로봇을 정비하는 지수가 있는 온실이다. 그 온 실을 지탱하게 하는 프림빌리지 마을이 있다. 레이첼은 더스트 과응집 반응이 있고, 더스트 농도가 높은 곳에서도 생장하는 모스바나 변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그 모스바나를 곳곳에 퍼뜨리게 한다.

 

소설에서는 더스트가 모스바나라는 식물에 의해 종식되었는지, 세계더스트대응협의체의 디스어셈블리 프로젝트에 의해 종식되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소설을 읽는 내내 더스트는 지구온난화의 원인 탄소나 코로나 이후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훨씬 파괴적인 바이러스와 오버랩되었다. 기후 위기 끝에도 살아남는 인간들이 있을까.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이 있는데도 안 쓰는 것일까. 기후 위기는 음모일까. 기상 이변이 상상을 초월하는데도 세계 지도자들이 별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무슨 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인가. 남미에는 겨울이 와야 하는데도 여름 기온이라고 한다. 현재의 기후 위기도 대부분의 인간은 죽고 소수의 인간들은 적응하거나 돔 같은 도피처를 만들어 극복하게 될까.

 

이 소설은 SF 소설이 아니라 기후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 인류의 삶을 표현한 우화(寓話)같다. 미래 인류의 삶을 상상하는 디스토피아의 일종이다. 머지 않아 닥칠 미래의 모습을 보든 듯하다. 지금의 인공지능과 로봇이 발달하면, 실제 사람과 잘 구분이 안 되는 수준까지 될 것이다. 그러면 인간인울 알았던 로봇이 무기가 되어 느닷없이 사람을 죽이는 부작용도 생겨날 것 같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소설에서처럼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되 전혀 사람을 닮지 않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모양이든 피부의 감촉이든 감정까지도 인간과 비슷하게 로봇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과 그 로봇이 경쟁한다면 인간은 로봇에게 지배당하지 않을까. 또 인간 유기체를 로봇으로 교체한다면 그 비율에 따라서 반반일수도 있고, 3070일수도 있으리라. 그럴 때 인간과 로봇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소설에는 유기체가 30%인 인공지능 로봇인 레이첼이 인간에 대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이 손으로 하던 간단한 것들도 모두 로봇에게 맡겼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 로봇을 쓸 수 없게 되면 인간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더스트로 죽은 식물들 중에도 썩어 분해되지 않은 것이 많아서, 눈으로는 죽은 것인지 산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더스트 시대에는 이타적인 사람들일수록 살아남기 어려웠어. 우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니까, 우리 부모나 조부모 세대 중 선량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은 찾기 힘들겠지. 다들 조금씩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딛고 살아남았어생명체가 살기 어려워진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바이러스나 미생물도 죽을 것이다. 그러면 식물이든 동물이든 죽어도 썩지 않을 것이다. 생명체가 썩지 않은 것은 생명의 멈춤이다. 이타적인 사람들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은 현 시대에도 맞는 이야기가 아닌가. ‘원죄 의식을 반성적으로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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