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하루1 어느 하루 아침 여섯 시, 일어나니 비가 오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예보상으로 오늘은 오전 오후 모두 비였다. 비도 오지 않고 날도 흐린 게 아니라, 햇빛이 보였다. 비 예보가 오후로 밀려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일정한 운동을 모두 생략하고 서둘러 밭으로 갔다. 오후에 비가 온다니 오전이 배추 심기에 적당하다. 고추 심은 자리에 배추를 더 심어야 하기에 고추를 다 뽑았다. 고추는 서리가 올 때까지 따 먹을 수 있는데 아까웠다. 마디마다 꽃이 계속 피고 있었다. 꽃진 자리마다 작은 고추들이 연달아 크고 있었다. 큰 고추, 작은 고추 구분없이 모두 따고 고추 꽃이 피는 끝 부분의 부드러운 잎을 땄다. 고추 나물을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다. 고추 대궁을 뽑아낸 다음, 비닐을 걷어내고 잡초와 옥수수대 등을 걷.. 2023. 8.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