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상2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정말 그런가? 어릴 때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가축을 많이 키웠다. 소, 돼지, 염소, 닭, 토끼. 우리 집에서 키웠던 것들이다. 다 아름답다고 인정할 수 있다. 소가 풀만 먹고 똥을 싸면 그 똥도 향기롭다. 특히 새끼들은 귀엽고 깜찍할 때가 많다.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주고, 풀을 뜯기고 하다보니 이 가축들의 생리를 아니까, 친하니까, 양식이 되고 돈이 되기도 하니까 아름다운 게 아닐까. 늘 예쁜 것은 아니었다. 우리 속에 가둬놓고 기르는 돼지나 토끼 같은 것들은 크게 속 썩이는 일이 없다. 함부로 남의 논밭에 뛰어드는 송아지나 고집스럽게 뻗대는 염소는 정말 낭패스럽고 짜증나게 할 때도 많다. 이럴 땐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이렇게 바꿔야 하리라.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 2023. 3. 30. 머리카락 머리카락 70년대 말에 중학교를 다녔다. 면소재지에 중학교가 있었고 우리 집은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넘게 산골짜기로 들어가야 했다. 비포장 도로였고 버스는 하루에 두세 번 있었다.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애들이 많았지만, 등하교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고 그 시간이 아까울 때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기도 했다. 비나 눈이 올 때는 불편했다. 도로에 제법 굵은 자갈이 많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자갈을 피하려다 논바닥으로 굴러 쳐박히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면소재지에 있는 동네, 특히 학교 옆 동네에서 자취하는 애들이 많았다. 선생님들도 대부분 처녀 총각이었는데,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했다. 방은 학생들의 자취방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시험을 치고 나면 한 번씩 불려가 채점을 해주고 따뜻한 .. 2023.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