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97 피로스마니의 사랑 이서원의 산문집 『달골』을 읽었다. ‘숨뜨락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달골’이란 책 이름이 특이하다. 작가의 고향 동네 이름인가. ‘숨뜨락’이라는 조어가 작가가 시인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책에 실린 산문은 지역 신문에 실었던 칼럼을 묶은 것이다. 비교적 짧아서 읽기에 편하다. 하나의 제목 아래 두 인물을 짝지어 글을 썼다. 홍대용과 엄성, 형가와 고점리, 소진과 장의, 사마천과 임안, 이광사와 김정희, 박목월과 조지훈, 안영과 마부, 박제가와 백영숙, 박지원과 유한준, 백이와 숙제, 이달과 허균, 여불위와 친구, 이덕무와 릴케, 조조와 진궁, 섭정과 섭영, 조조와 진궁, 아버지와 아들, 조동화와 장석주, 신흠과 윤오영, 문공과 개자추, 차치리와 신발 장수, 임제와 한우, 오기와 병사.. 2025. 3. 4. 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었다.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명상록이나 수상록에 가깝다. 명언이라 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다. “사실 그 어느 것도 잃어버린 동료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랜 친구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함께한 그토록 많은 추억들, 함께 겪은 수많은 고된 시간들, 그토록 잦았던 다툼과 화해, 마음의 움직임, 그런 보물만큼 값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우정은 다시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떡갈나무를 심어놓고 곧바로 그 그늘 아래 몸을 피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헛된 일이다.” “삶이란 게 그렇다. 처음 우리는 풍요로웠고 여러 해 동안 나무를 심었지만, 시간이 그 작업을 해체하고 나무를 베어내는 그런 시기가 온다. 동료들은 하나씩 우리에게서 자신의 그늘을 걷어낸다. 그리고.. 2025. 3. 3. 텃밭 2025년 3월 2일. 봄이다. 낮 최고 기온이 10도를 웃돈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 응달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보인다. 오후부터 3일 동안 비 예보가 있다. 상추 파종하기 좋은 날이다. 11시가 넘어서야 부랴부랴 텃밭으로 향했다. 중간에 종묘상에 들러 씨앗을 샀다. 치마상추, 적치커리, 청치커리, 적겨자 각각 1 봉지씩 샀다. 씨앗 심은 상추가 올라오기 전에 먹기 위해 모종도 조금씩 샀다. 치마상추 6포기, 장미 상추 적색 2포기, 청색 2포기, 유럽 상추 4포기, 당기 3포기를 샀다. 가게 주인이 양배추를 지금 심으면 벌레가 달라들지 않는다 하여 18포기를 샀다. 퇴비를 뿌리고 로터리를 두어 번 쳐서 두둑을 만들었다. 상추와 치커리, 겨자 등의 모종과 씨앗을 심었다. 아주 약하게 내리던 .. 2025. 3. 2. 자객, 형가 사마천의 『사기열전』 중 자객열전에서 ‘형가’에 대한 분량이 가장 많다. 자객 ‘형가’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형가’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고, ‘영웅’이라는 영화도 있다. 형가는 자객으로서 실패했다. 모든 실패가 그렇듯 자객도 실패했을 때가 더 안타깝고 애틋한 법일까. 형가가 노린 대상이 워낙 거물인 진시황이라서 그럴까. 연나라 태자 단은 형가에게 높은 벼슬과 고급 음식, 수레와 말과 아름다운 여인을 보내 기분을 맞춰준다. 하지만 형가는 지금 떠나 봐야 믿을 만한 것이 없으면 진왕에게 가까이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진왕이 번오기 장군의 목에 황금 1000근과 식읍 1만 호를 내걸어 찾고 있으니, 번 장군의 머리와 연나라 독항의 지도를 진왕에게 바친다면 진왕은 반드시 기꺼이 신을 만날 것이라고.. 2025. 3. 1. 이전 1 2 3 4 5 6 7 ··· 1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