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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93

시작과 끝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의 과정. 무엇이 더 중요할까. 모두 다 중요하다. 시작, 중간의 과정, 끝, 모두 잘하면 좋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하는 시종일관(始終一貫)이라는 말이 있다. 주역의 중천건괘(重天乾卦䷀)와 같다. 여섯 효가 모두 양(陽)이다. 강건하고 강건하다. 지극히 굳건하다. 시종일관 강건하기만 해서 좋을까. 인간은 그렇게 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반드시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얼마 전에 끝난 프랑스오픈 결승전이 생각난다. 알카라스와 즈베레프가 맞붙었다. 즈베레프가 첫세트를 이겼다. 즈베레프는 시종일관 강하게 쳤다. 변화없이 강하게만 치면 쉽게 지친다. 알카라스는 변화를 많이 줬다. 강하게 쳤다가 약하게 쳤다가 짧게 쳤다가 길게 쳤다가 빠르게 쳤다가 느리게 쳤다 하는 식으로 변화를.. 2024. 6. 13.
곤경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살아있는 한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죽은 경우다. 일상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은 죽은 듯이 있으란 얘기다.  살다 보면 곤경이 닥친다. 곤(困) 자처럼 나무가 우리에 갇힌 상황과 비슷할 수 있다. 주역의 곤괘(困卦䷮) 단전에서도 그 의미를 ‘강함이 가려진 것’이라고 말한다. 태괘(兌卦☱)는 두 개의 양(陽)이 하나의 음(陰)의 가렸고, 감괘(坎卦☵)는 하나의 양(陽)이 위 아래의 음(陰)으로 가려져 있다. 강함이라도 갇히고 가려지면 어렵다. 곤괘(困卦䷮)의 괘상을 보면 연못의 물이 빠진 곤경이다. 비가 너무 안 와서 연못의 물이 .. 2024. 5. 11.
상승 누구나 상승에 대한 욕구와 욕망이 있다. 좋아지고 나아지는 쪽의 변화에는 상승(上升)을 쓴다. 신분 상승, 계층 상승, 지위 상승, 실력 상승……. 아차, 상승해서 안 좋은 것이 있긴 하군. 물가 상승!  상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역 서괘전에서는 상승하려면 먼저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모아야 할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승하려면 자본이 될 수 있는 것은 많이 모으는 것이 유리하다. 심리자본, 문화자본, 지식자본, 경제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  주역의 지풍승괘(地風升卦䷭)가 상승을 상징한다. 위에는 땅을 상징하는 곤괘(坤卦☷)가 있고 아래에는 바람ㆍ나무를 상징하는 손괘(巽卦)가 있다. 나무가 땅속에서 생겨나 자라서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상승은 나아가 올라가는 것이다. 상승은.. 2024. 5. 6.
고절(苦節)과 감절(甘節) 오전에 주역 강의를 듣고 바로 언양 텃밭으로 갔다. 밤에는 5도 아래까지 떨어졌던 기온이 한낮에는 28도까지 올랐다. 날씨가 미쳤다. 밭을 갈다 보면 이제야 튀어나오는 개구리들도 있다.  오늘은 대파 모종을 옮겼다. 한 단에 7천이었다. 합리적인(?) 가격이다. 한 고랑에 한 단씩 예상해사 네 단을 샀다. 북돋울 것 생각해서 고랑 사이를 아주 넓게 잡았다. 한 단에 모종 개수가 생각보다 많았다. 아주 촘총하게 심었다. 큰 것은 중간에 뽑아 먹으면 되니까. 대파는 연중 모종을 심고 먹는 것도 연중이다.  파 모종을 심을 고랑은 어제 장만했었다. 모종을 옮기고 관리기를 두 번 왔다 갔다 하면서 흙을 덮고 물을 줬다. 1시쯤 가서 다 하고 나니 3시 40분이 되었다. 다시 거리에서 명촌으로 갔다. 테니스를 하.. 202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