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지관이 보여주는 자연의 이치]
모든 자연 현상은 자연 그 자체의 이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풍지관 괘에서 보여주는 자연의 이치는 땅 위에서 부는 바람이다.
이를 통해 무엇을 찾아내야 하며, 어떤 자연의 이치를 본받아야 하는가?
먼저 떠올리는 것은 온갖 종류의 바람이 흔들어 버리는 만물의 움직임이다.
보여지는 만물의 움직임을 통해 보이지 않는 바람의 힘을 알아차려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음으로는 바람 아래 있는 땅의 굳건함이다. 땅 위로 천둥번개와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땅은 결국 어딘가에서 분명히 그 모습을 굳건히 드러내고 있다. 땅은 사물의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대지의 어머니 가이아이다. 가이아의 포용력을 배워야 한다.
[차례상의 변혁]
언제나 불편하고 못마땅한 채 10년 아니 근 20년 가까이 제사와 차례를 지냈다.
제사는 공자의 소꿉놀이다. 속임수 퍼포먼스를 대의명분으로 포장한 종교적 정치적 통치 수단이다. 사기극이다. 치부하면서 주변을 설득하고, 파업하고, 가출하였으나, 다수의 학습된 오랜 믿음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러는 동안 나도 모르게 음식을 준비하며 헛, 뭐야 나도 그 ‘예’에 집착하여 형식과 절차를 따진다.
고인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리워 하는 마음을 갖고, 더 나아가 새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망을 담아 경건한 마음 또한 절로 생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사기극이라고는 1도 떠올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 차례상을 준비하며 다시 떠올린다. 결국 개밥이 되면 다행인 음식들을 보면서, 이런 형식에 얽매인 것은 예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다. 그 마음이 중요한 것이니 고쳐야 할 필요가 분명하다. 이제 내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 입장이 되었고, 그리하여 대폭 축소하여 대변혁을 꾀하였다.
이런 적절한 시기에 이번 주역수업에서 나의 변혁에 대한 대의명분을 찾고 나니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하다.
주역전해 상권 401p 풍지관 괘 풀이에 ‘신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하아 이거지 멋지구나!!!
그리고 ‘신도설교’를 설명한다. 그 일부를 필사하고 숙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선생님은 시작 부분의 공자를 노자로 고쳐 주셨고, 마지막에 유가의 사유방식과 도가의 자유로운 사상을 모두 통합한 ‘순자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 메모하게 하여 순자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어 주신다.
주역과 노자에서 보면, 신은 의식을 가진 인격화된 상제가 아니다. 신은 무엇인가? 시초의 덕은 둥글면서 신비롭다. 음양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이라 한다. 하늘의 신도를 봄에 사계적이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은 말 없는 자연계의 운동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의 의지가 좌우할 수 없고 심지어 예측할 수 없을 때도 있다. 천지음양은 변화가 다양하고 그지없이 오묘한 것이 일종의 어떤 의지가 주재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없다. 이것이 바로 신이다. 하늘에 신도가 있어 사계절이 어긋나지 않는다. 군주는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는 하늘의 신도를 본받아 정성을 다하여 만물을 감화시키고 덕교로써 백성을 복종시켜 사회에 신도를 시행하니 이것이 ‘신도설교’이다. 통치 계급이 제사 지낼 것을 제창하고 백성들이 귀신을 맹신하는 것을 우롱하여 백성들이 통치를 고분고분 받아들이도록 하였으나 통치계급 자신을 결코 귀신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이것도 신도설교이다. 신도 설교는 정치상의 통치수단이다. 신도설교를 시행하는 통치 계급 자신들은 실제로 귀신을 믿지 않았다. 그들 마음속의 신은 자연과 자연계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또한 변화가 무궁한 오묘한 것에 불과하였다. 신도설교의 이러한 깊은 뜻은 공자의 마음속에 아주 분명하였으나, 다만 시대적 한계 때문에 공자는 단호하게 폭로하지 못하였다. 순자의 붓 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분명히 묘사되었으니 “군자는 문이라 여기고 백성은 귀신이라 여겼다. ‘문’이라 여기면 길하고 귀신이라 여기면 흉하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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