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비가 보여주는 자연의 이치]
모든 자연 현상은 자연 그 자체의 이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지비 괘는 땅 위의 물을 보여준다.
어떤 자연의 이치를 찾아내서 좀 본받아 볼까?
먼저 땅 위로 흐르는 물은 그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땅에 완전히 밀착하여 틈을 주지 않고 중력방향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흐른다. 보이지 않는 작용하는 힘은 중력이고, 가장 낮을 곳을 향한다. 땅에 딱 붙어서 완전 밀착하여 자세를 낮추고 아래로 아래로 향하다 보면 거대한 바다를 만난다.
다음으로는 물을 담고 있거나 흘려보내는 아래쪽 땅의 풍요와 굳건함이다. 역시나 땅 위로 촉촉이 스미는 이슬부터 거대한 홍수가 있더라도 땅은 결국 어딘가에서 분명히 다시 땅을 이루고 있다. 땅은 사물의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대지의 어머니, 대지 그 자체, 세계 그 자체, 만물과 창조의 어머니, 모든 것을 지탱하는 기반 가이아이다. 헷!! 뭐야 이것도 그럼 풍지관처럼 역시나 또 가이아의 포용력을 배우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주역 64괘의 순서]
주역 64괘 순서는 중천건, 중지곤, 수뢰둔, 산수몽, 수천수, 천수송, 지수사, 수지비! 로 이어진다.
앞의 건과 곤을 제외하면 모두 수가 들어간 괘들이다. 스토리텔링이 작용한 것이다.
괘상의 논리로만 본다면 가로 세로 퍼즐로 ‘천택화뇌풍수산지’를 쌓아서 이름을 붙여 구성해야함이 마땅해 보이나, 어떤 규칙도 찾을 수 없게 뒤죽박죽으로 숫자를 매겨 놓았다. 주역을 공부하고자 했을 때 드는 중요한 의문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호모사피엔스는 이야기로 무리를 모아 정치질을 해댈 수 있고, 그럴 듯한 이야기는 오래 전해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공포를 전설과 이야기로 만들어 종교화하였고, 지배 기득권 쟁탈을 위한 전쟁의 대의명분 수단으로 삼았다.
역시나 주역에도 인류 본능의 이야기가 작용한다. 오래오래 전해져야 하는 절대 진리니!!
하늘을 1번 땅을 2번으로 잡고 3번은 수뢰둔이 된다.
어떤 스토리가 펼쳐져 있는지는 수괘를 모두 공부한 이후에 종합해보기로 한다.
그러니 우선 물의 의미를 한번 해체해서 따져 보자.
[물, 생명]
海: 물, 사람, 어머니 - 물은 생명의 어머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생명 시작의 장소는 심해열수구 근처로 본다. 뜨거운 바다에서 여러 원시세포단계의 구조물들로부터 유전자와 단백질 효소와 내부를 외부와 구별하는 경계 막을 가진 최초의 세포(LUKA)가 만들어졌다. 물에서 생명이 시작되었으니, 물속에서 생명이 탄생하였으니, 물은 생명의 어머니가 맞다.
[호모사피엔스의 각종 물에 대한 이야기]
-이집트: 바다 물의 신 ‘눈’이 태양신 ‘라’를 낳았다. 물이 우주창조의 근원이다.
-수메르: 원초적인 혼돈을 나타내는 바다의 여신 타아미트가 어둠에 쌓여 있었는데 육지의 남신 마르둑이 티아마르트를 잡기 위해 바람을 타고 있었다. 엔키는 바다의 신 ‘남무’와 출산의 신‘닌마’를 시켜 진흙을 가지고 검은 머리의 사람들을 만들었다. -엔리두 창세기 수메르 신화-
-구약: 창세기에 하나님의 신이 수면에 운행한다. 노아의 홍수
-중국: 과거 대홍수가 나서 모두 죽었는데 호리병에 들어가 홍수를 피한 복희와 여와 두 남매가 살아 남아 결혼하여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
-고구려 동명왕 신화: 동명와 모비인 유화는 웅심연이라는 물출신이다.
-신라 박혁거세의 부인 알영이 알영정이라는 물출신이다.
-고려왕조의 여시조인 용녀는 개성대정과 맺어진 물출신의 여시조이다.
-탈레스: 만물의 근원(arche)은 물이다.
여기서 나는 아르케가 더 궁금해진다.
[아르케(arche)]: 만물의 기원 세계의 원질, 시원, 기원, 세상만물의 근원, 근본 원리
물과 아르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좀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우선 수지비를 마무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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