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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군자유종

by 두마리 4 2025. 2. 4.

군자행(君子行)

 

君子防未然(군자방미연) 군자는 그렇게 되기 전에 막는다네

不處嫌疑間(불처혐의간) 의심받을 데에 있지 않는구나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오이밭에는 아예 신발을 들여놓지 않고

李下不正冠(리하부정관) 자두나무 아래서 갓을 바로잡지 않는구나

嫂叔不親授(수숙불친수) 형제의 아내와 남편의 형제는 서로 손수 주지 않고

長幼不比肩(장유부비견) 어른과 아이는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는구나

勞謙得其柄(노겸득기병) 겸손하기에 힘쓰면 권세를 얻게 될 것이나

和光甚獨難(화광심독난) 빛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 것은 매우 어렵구나

周公下白屋(주공하백옥) 주공은 허름한 초가에서 소박하게 살며

吐哺不及餐(토포불급찬) 먹던 것을 토해내며 밥을 미처 먹지 못하고

一沐三握髮(일목삼악발) 한 번 머리 감으며 세 번이나 머리채 움켜잡고 손님 만나

後世稱聖賢(후세칭성현) 후세에 성현이라 일컫게 되었구나

 

군자행(君子行)’의 작가는 섭이중(攝夷中 837-884)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곽무청(1041~1099)악부시집에도 실려 있다.

 

군자행(君子行)’은 군자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행실이다. 군자는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을 말한다. 군자 행실의 핵심은 겸손(謙遜)’이다. 6행까지의 주제는 일이 일이나기 전에 방지하여 의심을 사지 않는 것이다. 혐의를 받지 않기 위한 행위도 크게 보면 겸손이다.

 

7행의 노겸(勞謙)’은 주역 지산겸괘(地山謙卦䷎)의 삼효사에도 나온다. ‘공로가 있으면서도 겸손함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겸괘의 괘사도 군자유종(君子有終)이다. 겸손해야 마침이 있다는 것이다. 겸괘는 땅[] 아래에 산[]이 형상이다. 우뚝 솟은 산이 땅 아래에 굽히고 있어 겸손한 모습이다.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끝맺음이 좋음다는 유종지미(有終之美)라는 말이 있다. 시작도 쉽지 않지만 계획대로 끝까지 해내서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만,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도 있다.

 

화광(和光)’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다. ‘화광동진(和光同塵)’으로도 쓴다. 원문은 화기광(和其光) 동기진(同其塵)’이다. 그 빛과 조화를 이루어 튀지 않고, 그 티끌과 섞여 하나가 됨이다. 자기의 뛰어난 지덕(智德)을 나타내지 않고 세속을 따름을 이르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불보살이 중생을 깨우치기 위하여 속인들 사이에 태어나 중생과 인연을 맺어 중생을 불법으로 인도하는 것을 뜻한다.

 

주공이 먹던 것을 토해내며 밥을 미처 먹지 못하고, 한 번 머리 감으며 세 번이나 머리채 움켜잡고 손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주공이 얼마나 겸손한 자세로 사람을 대했는가를 말해주는 고사다. 이에서 토포악발(吐哺握發)라는 한자성어가 생겨났다.

(공백 포함 1,311)

별별챌린지 83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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