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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비 오는 아침

by 두마리 4 2025. 2. 1.

비가 온다. 겨울에 오니 겨울비다. 이슬비랄까, 가랑비릴까, 그냥 맞기엔 좀 부담스러울 정도의 빗줄기다.

 

820분쯤 집을 나섰다. 종가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교육청 정문에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교육청을 지나서 산업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유곡푸르지오아파트와 유곡E편한세상 아파트 사이로 난 평동3길을 지났다. 평동2길을 걸으며 빈집과 빈집처럼 보이는 주택들을 지나 오래된 아파트 사이로 난 길을 빠져나오니 유곡로다.

 

태화동복지센터를 지나는데, ‘악덕사장이라는 식당 간판이 보였다. 고객한테 악덕일리는 없다. ‘사장은 종업원에 대한 이름이다. 종업원한테는 악덕(惡德)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다그치겠지만, 그만큼 고객한테는 최선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인가. 어쨌든 튀는 이름이고 관심을 끄는 데는 효과가 있다.

 

좀 내려오다 화진2길로 접어들었다. 태화로를 건너 태화루를 보면서 태화강변으로 들어섰다. 강둑엔 한 무리의 청둥오리가 열심히 무언가를 쪼아 먹고 있다. 상류로 조금 올라가니 서너 마리의 청둥오리가 자멱질을 해댄다.

 

벚꽃나무 가지엔 물방울이 꽃망울대신 방울방울 부풀어 올랐다. 강변 버드나무는 가지마다 초록의 기운이 곧 이파리를 밀어낼 듯이 번져나오고 있다. 십리대밭교를 건넜다. 남산로를 따라 인도를 걷는다. 크로바아파트 앞에서 남산로를 건넜다.

 

태화강동굴피아를 지나 등산로로 접어든다. 가파른 산등성이 길을 타고 조금 오르니 태화강과 그 주변을 관망할 수 있는 누관(樓觀)이 있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아침, 호젓한 분위기에서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과 대밭, 건물들을 내려다 보는 맛, 빗물에 반쯤 젖은 참나무 껍질과 소나무 껍데기를 보는 기분이 참 좋다.

 

은월봉쪽으로 올라가다 빗겨 내려가니 아파트가 나오고 좀 내려가니 한라파크와 서강파크 아파트가 나온다. 아파트를 벗어나니 거마로가 나온다. 문수로를 건너 주차장에서 차를 찾았다.

 

(공백포함 936)

별별챌린지 83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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