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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오징어 게임

by 두마리 4 2025. 1. 20.

모든 놀이가 그렇듯 오징어 게임은 삶의 축소판이다. 편을 나누어 일정한 규칙을 지켜면서 공격과 방어를 하고 상대를 모두 넘어뜨리거나 방어를 뚫고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승리하게 된다. 인생에서도 그렇다.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편을 나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뭉치고 단합하여 상대를 공격한다. 하지만 삶의 현실은 게임만큼 공정하지는 않다. 게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게임의 룰이 공정하게 지켜져야 하는데, 인생의 게임에서 룰은 약자에게만 엄격하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시즌1에서 했던 게임인데 또 하기에 궁금했다. 어떻게 진화했을까. 주변의 사람이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이 게임의 승패는 개인의 능력에 달려있다. 성기훈은 이미 이 게임을 해봤던 사람이다. 성기훈 말해준 요령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남는다. 한두 사람이 무너지면 그 주변 사람도 동요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먼저 경험한 사람의 지식이 처음 해보는 사람한테 도움을 주지만, 알려줘도 모든 인간이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보여준다. 인간의 온갖 지식이 그런 효용이다. 동시에 그 한계도 보여준다. 일상이든 역사든 유사하게 반복되지만 달라질 가능성은 늘 있다.

 

두 번째 게임, 근대 5. 5명이 한 팀인데, 1인당 한 종목씩 책임지며 56각으로 다리를 묶어서 경기하는 방식이다. 게임의 내용이 공개되기 전에 팀을 구성하ᄂᆖᆫ 게 재미있다. 인생의 앞날도 그렇다. 사실의 어떤 조건의 사람이 유리할지는 닥쳐봐야 안다. 먼저 하는 팀은 경기 요령을 미리 구상해볼 시간이 없는 점이 불리하다. 늦게 하는 팀은 성공 못한 앞팀이 총살당하는 장면을 보고 그 핏물을 밟으며 심리적 불안이 더해지는 불리함이 있다. 개인에게 할당된 역할을 제대로 못할 때 그 조직 전체가 손해를 보거나 희생되는 측면도 보여준다.

 

세 번째 게임. 짝짓기. 대표적인 짝짓기는 결혼이다. 부부의 짝짓기는 배타적이다. 1부다처나 1처다부도 있지만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배우자를 공유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애나 결혼은 선점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짝을 만날 경우의 수는 적어진다. 물론 배우자를 죽이고 뺏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속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게임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있긴 하다. 이는 마치 욕망을 포기할 자유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죽음이 나의 이익이 설정은 적나라한 비유다. 자본주의에서도 경쟁이 심해지면 질투하고 시기하고 적대적 감정을 가진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조작과 사기, 폭력과 살인이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대의민주주의의 모순도 보여준다. 게임을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한다. 한 표 차이로 찬반이 갈릴 있다. 이는 나를 대신할 의원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뽑혀도, 뽑힌 그 사람이 뽑아준 사람들의 의사와는 다른 의견을 전달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시즌3가 궁금하다. 게임 설계자, 게임 운영자, 게임 참가자들이 게임을 벗어난 또 다른 게임을 벌이고 있다. 게임 바깥에서 게임을 중지시키려는 자들도 바깥에서 또 다른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인생이 게임이라면 게임을 중지하거나 벗어나는 일은 무엇이 될까. 신이 되는 것일까. 인류 문명의 문제를 반성하고 노자와 장자가 말하는 무위와 부처가 말하는 공()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공백 포함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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