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무엇인가.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자본으로서의 문화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생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문화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기에 상류층일수록 더 풍부하고 고급일 수밖에 없다. 누리는 문화가 더 비싸든 비싸지 않던 상류층의 문화가 선도적일 수밖에 없다. 중산층이나 하류층은 그 문화를 선망하며 따라가고 따라잡으면 상류층은 차별화되는 또다른 문화를 만들어낸다.
하층민이 하면 아무리 비싼 것이라도 고급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최상류층이 하면 아무리 싸구려라도 고상한 문화가 된다. 하층민은 문화를 배우거나 누리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 생계 유지하기에도 바쁜데 문화 생활을 즐길 여유가 생길 리 없다.
상류층은 고급 생활 양식에 속하며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일상의 문화적 노련함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한다. 실내악, 사교 모임, 5성급 호텔, 현대 예술 등의 문화는 경제 자본이 빈약한 사람은 누릴 수 없다. 그렇다고 경제 자본만 많아서도 안 된다. 그 문화가 몸에 배어 자연스러울 수 있을 정도의 가문이나 전통이 축적돼 있어야 한다.
사회학자들은 최정상의 문화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조용한 부. 둘째, 눈에 띄지 않는 소비. 셋째, 애써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하기. 이렇게 되면 고급 문화가 몇 대에 걸쳐 이어지고 그 속에서 자라면서 무의식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경제적 자본이 풍부해도 고급 문화를 자본으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류층이 상류층을 따라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상류층 내에서도 문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있고, 그 문화를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문화가 자본이 되려면 취향을 따라가거나 선도해야 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면 결국은 자신만의 고유함으로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을 따라가는 것은 끝이 없다. 트렌드 전문가인 마티아스 호르크스에 따르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진짜 자기 일을 진정성 있게 하는 능력이 곧 좋은 취향이다.
-『아비투스』(도리스 메르틴)를 읽으며
(공백 포함 1,17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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