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어깨에 오십견(五十肩)이 왔다. 처음이 아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의 윤활 주머니가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주로 50대의 나이에 많이 발생하여 이렇게 불리며 통증이 심하다. 오십견의 의학적 명칭은 ‘어깨 유착성 관절낭염’, ‘동결견’이라고 한다. 심하면 수술까지 한다. 심해지기 전에 치료 운동을 해야 한다.
오십견 치료 운동으로는 만세(萬歲)가 최고다. 시간이 없을 때는 33번 한다. 기미독립만세운동 민족 대표 33인을 생각하며 만세를 한다. 시간이 좀더 있으면 64번을 한다. 주역 64괘를 외우며 한다. 좀더 시간이 있으면 108번을 한다. 108번뇌를 잊으며 한다. 틈날 때마다 계속하다보면 낫는다. 처음에 오십견이 왔을 때 이렇게 해서 나았다. 이번에도 일주일쯤 하니까 70%쯤 나은 느낌이 든다. 한 열흘쯤 하면 낫는다. 안 나으면 나을 때까지 한다.
오십견은 움직이지 않는 어깨 쪽에 더 잘 오는 것 같다. 오십대 초반에 왔다가 육십대에 들어섰는데 또 왔다. 육십견인가. 육십견이란 말은 사전에 없다.
많이 쓰는 오른쪽 어깨는 무리해서 문제가 종종 생긴다. 많이 움직여도 문제, 적게 움직여도 문제다. 많이 단련해서 육체적인 능력이 대단한 사람을 보면 한계가 어디쯤인지 알 수 없다. 욕망을 절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몸을 잘 쓰는 욕망뿐만이 아니다. 다른 절제도 안되고 적절한 중용은 무엇이든 쉽지 않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도 마찬가지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보면 그 끝을 알기 어렵다. 나도 더 많이 벌고 싶어서 무리한다. 그러다가 탈이 난다. 인간의 모든 욕망은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욕망은 너무 적어서 문제가 생기기보다는 너무 많아서 문제가 생긴다.
만세(萬歲)할 때는 왜 두 팔을 위로 올리는 동작을 할까. 아무런 동작을 하지 않고 말로만 ‘만세’라고 하기엔 좀 밋밋하다.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부위가 팔과 다리인데, 다리를 번쩍번쩍 들어올리면서 하기엔 불안하다. 만세 동작을 자꾸 하다보면 백세, 천세, 만세까지 장수(長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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