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명의 회원이 모였다. 회원들이 남녀노소(男女老少) 다양하다. 요즘 이렇게 다양한 구성의 모임이 쉽지 않다.
1차는 독서 토론 모임이다. 책은 김주환의 『회복탄력성』이다. 먼저 필사할 만한 문장에 대한 발표를 차례대로 했다. 나는 문장들을 꼽았다.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들은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의 뇌는 습관적으로 보다 더 과감하고 도전적이어서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이로 보면 나도 회복탄력성이 낮을 것 같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실수에 대해서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과감하지도 않고 도전적이지 않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지도 않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물음 한 가지씩 말하기였다. 나는 “부모 중에 어느 쪽이 아이의 긍정적인 정서에 영햐을 더 미칠까?”였다.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아이의 정서 형성에 중요하다. 하지만 똑같을 수는 없다. 가짜 어미 실험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를 임신하고 수유를 하는 쪽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다. 부모가 역할은 대등하게 할지라도 그 성격은 다르다.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아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적어도 아이가 어릴 때 어머니의 포근한 보살핌은 중요한 것 같다.
2차는 연말 환송회 성격으로 자작시 낭독의 시간을 가졌다. 각자 먹을 음식을 한 가지씩 가지고 와서 나눠 먹었다. 피자, 빵, 옥수수, 만두, 김밤 등이 차려졌다. 나는 내가 농사지어 오늘 밭에 가서 캔 아피오스를 삶아서 가져갔다. 시를 낭독하기 전에 간식에 비유해서 자신을 말하기 차례가 있었다. 예상치 않게 주어진 발표라 나는 ‘아피오스와 돼지감자’를 말했다. 향기가 진하지도 않고 맛이 강하지도 않으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좋다. 중년에 접어든 나의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자작시가 모두 나름대로 진솔하고 감동이 있었다. 시야말로 합리적인 말하기의 ‘실수’가 아닐까. 논리를 벗어나 역설(逆說)과 반어(反語)야말로 시(詩)가 되는 게 아닐까. 실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지녀야 창의적이 되고,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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