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태), 小往大來(소왕대래), 吉亨(길형). 태는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오니 길하고 형통하다.
초구, 띠풀의 엉겨 있는 뿌리를 뽑는 것이니, 그 무리와 함께 움직이면 길하다.
구이, 큰 도량으로 포용하고, 강한 결단력으로 개혁하며, 멀리 있는 자를 버리지 않고, 붕당을 짓지 않으면, 중도를 행하는 자를 도울 수 있다.
구삼, 평평하기만 하고 기울어지지 않는 것은 없으며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으니, 어려워도 바름을 지키면 허물이 없고 진실함을 걱정하지 않으면 먹는 것에 복이 있을 것이다.
육사, 새가 무리 지어 날아오듯이 부유하지 않으면서도 그 이웃과 함께하여 경계하지 않고 믿는다.
육오, 제을이 여동생을 시집보내니 그로써 복을 받고 길할 것이다.
상육, 성이 무너져 해자로 돌아감이니 군대를 쓰지 말 것이며, 자신의 읍에 명령을 내리고 바름을 지키더라도 부끄러울 것이다.
태괘(泰卦䷊)는 ‘크고 편안하고 넉넉하고 자유로움’이다. ‘태평’이고 ‘평화’다. ‘통함’이고 ‘화합’이다. 어떻게 해야 태평할 수 있는가.
위에 있는 것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에 있는 것은 위로 올라가야 태평해진다. 태괘(泰卦䷊)의 모습을 보면 강(剛)하고 위에 있어야 할 건괘(乾卦☰)가 아래에 있고 안에 있다. 또 유(柔)하고 아래에 있어야 할 곤괘(坤卦☷)가 위에 있다. 건(乾)은 위로 올라가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기운이다. 곤(坤)은 아래로 내려가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기운이다. 소통과 화합이 잘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구성된 천지비괘(天地否卦䷋)는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밑에 있어 당연한데도 소통과 화합이 전혀 되지 않는 ‘막힘’을 상징한다.
태괘(泰卦䷊)는 소통, 화합, 태평의 원리를 보여준다. 양의 기운은 내려오고 음의 기운은 올라가야 소통이 되고 만물이 생장한다. 강한 것은 부드러워지려고 해야 하고, 부드러운 것은 강해지려고 해야 소통이 잘 된다. 높은 것은 아래로 내려오고, 낮은 것은 위로 올라가야 소통이 잘 된다. 큰 것은 작아지고, 작은 것은 커지려고 해야 한다. 짧은 것은 길어지고, 긴 것은 짧아지려고 해야 한다. 빛은 어둠이 되고, 어둠이 빛이 되려고 해야 한다. 남자는 여자가 되려하고 여자는 남자가 되려 해야 한다. 어른은 아이처럼, 아이는 어른처럼 돼 보려고 해야 한다. 대인은 소인이 되고, 소인이 대인이 되려고 해야 한다. 군주는 신하가 되고, 신하는 군주가 돼보려고 해야 한다.
상상을 해보자. 일년에 단 한 달만이라도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들은 최저 시급을 받는 노동자와 똑같은 노동을 하고 그 돈을 생계를 유지해본다. 또 최저 시급밖에 받지 못하는 최하층의 노동자는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이 하는 일과 그 보수와 특혜를 받으며 한 달을 생활해본다. 그런 다음에 소통을 한다면 화합이 잘 되지 않겠는가.
지천태괘는 일종의 혁명을 보여주는 상이다. 갈아엎은 모습이다. 뒤집힌 모양이다. 옛날에는 농한기에 논밭을 한두 번 갈았다. 밑에만 있는 땅과 위에만 있는 땅을 서로 바꾸어 섞어서 지력(地力)을 향상시키기 위해서였다. 쟁기로 논을 갈면 속에 있던 땅이 올라오고 표면에 있던 땅거죽은 엎어져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요즘은 트랙터로 논밭을 간다. 위에 있던 흙은 아래로 가고 아래에 있던 흙이 위로 올라오는 정도가 아니라, 수십 번 엎치락뒤치락 해서 아예 곤죽이 돼버릴 정도로 확 섞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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