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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천수송괘(天水訟卦䷅) 소송은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이롭다

by 두마리 4 2023. 8. 8.

, 有孚, 窒惕, 中吉, 終凶. 利見大人 ,不利涉大川.

 

初六, 不永所事, 訟不可長也. 雖小有言, 其辯明也.

九二, 不克訟, 歸而逋, 其邑人三百戶, 无眚.

六三, 食舊德, 貞厲, 終吉, 或終王事无成.

九四, 不克訟, 復卽命, 渝安貞, .

九五, 訟元吉.

上九, 或錫之鞶帶, 終朝三褫之

 

()소송’, ‘대치. 소송은 남과 옳고 그름을 논쟁하다가 남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다. 송괘(訟卦䷅)는 수천수괘(水天需卦䷄)를 말아서 뒤집은 도전괘다. ()음식’ ‘기다림이다. 서괘전에는 음식에는 반드시 송사가 있기 때문에 송괘로 받았다고 한다. 음식은 인간의 여러 가지 욕망을 대유(代喩)한다. 인간 사회에서는 서로의 욕망이 충돌하고, 현대 사회는 대부분 법치주의다. 따라서 욕망의 다툼으로 인한 송사가 끊이지 않는다.

 

송사는 왜 일어날까. 송괘(訟卦䷅)를 보면 천()이 위에 있고 수()가 아래에 있는 상이다. 하늘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물은 아래로만 내려가려 하니 서로 어긋나고 화합하지 못하고 어그나는 뜻이 있다. 외괘가 건(乾☰)으로 강건하고, 내괘는 감(坎☵)으로 험난하다. 강건함과 험난함이 소송의 원인이다. 강건해도 험난하지 않으면 소송이 없고, 험난해도 강건하지 않으면 소송이 생기지 않는다. 한 사람으로 말하면 겉으로 강건해 보이고 속으로 험난함(음험함)이 있는 사람은 송사를 즐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은 모두 불완전하기 때문에 소송이 일어난다. 자신이 상대보다 더 진실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는 더 힘이 있고 똑똑하기 때문에 송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 소송을 하면 변호사비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경찰, 검찰, 법원에 들락거리게 되면 생업을 정상적으로 하기 힘들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고 삶은 피폐해지지 십상이다. 소송을 하더라도 적절함으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이롭고 끝까지 가게 되면 대부분 흉하게 된다. 송사는 시작 단계가 중요하다. 시작 단계에서 잘 헤아려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송이 일단 시작되면, 진행되는 동안 들어간 비용이나 노력이 아까워서도 중간에 그만두기 힘들다. 또 소송 과정에 여러 새로운 증거나 감정들이 생겨나서 증폭되는 경우가 많아서 갈수록 더 흉하게 되고 그만두기도 더 힘들어진다.

 

소송이 벌어졌을 때는 대인(大人)을 보는 것이 이롭다. 삶의 지혜와 통찰력이 있는 성인을 만나 적절한 방법을 찾아 소송으로 가지 않는 것이 이롭다. 소송으로 인한 어려움은 큰 내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도 극복하면 나름대로 능력이나 지식이 생기겠지만, 다른 고난 극복과는 달리 이로움이 없다.

 

효사에서도 소송을 권하지 않는다. 초육, 소송을 길게 하지 않으면 조금 말이 있으나 끝내 길하다. 초육은 맨 아랫자리에 있고 양효 자리에 있는 음효로 유약하다. 힘없고 약한 자가 사업이니 소송을 벌이면 지속하기도 힘들고 별로 얻을 것도 없다.

 

구이도 소송할 수 없으니 물러나서 도망가라고 한다. 구이는 중(中)의 자리에 있으며 힘이 있는 편이나 중정(中正)하고 군주의 자리에 있는 구오(九五)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정면 승부를 피해야 한다. 능력을 감추고, 최소한의 근거만 있는 곳으로 도망가 재기의 때를 노려야 한다.

 

육삼에서도 소송을 하면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육삼도 양의 자리에 있는 음효로 유약하다. 옛날에 쌓은 덕이 있고, 왕의 일에 종사하여 소송에 휘말릴 일이 있어도 자세를 낮추고 참아야 길하다.

 

구사 또한 강건하지만 부중(不中)하고 부정(不正)한 자리에 있어 소송해서는 안 된다. 바른 이치로 돌아가서 올바름을 편안히 여겨야 길하다.

 

구오는 소송함에 크게 길하다. 구오는 강건하고 중정(中正)한 자리다. 소송이 크게 길하려면 힘 있는 군주의 자리에 있으면서 옳고 그름을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상구, 초육처럼 ()’이란 글자가 없다. 소송은 끝까지 할 것이 못된다는 뜻이다. 상구는 강건하여 소송을 좋아지만, 소송에 이기더라도 그것을 지켜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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