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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미음(ㅁ)

by 두마리 4 2023. 5. 19.

미음(ㅁ)

 

비 오는 날 시를 쓸 때는

ㅁ이 들어가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미음에는 물기가 있다

비 오는 아침에 걷다가 보도블록에 미끄러질 뻔

꽉 잡을수록 더 미끄럽게 빠져나가는 미꾸라지

물미역, 물기 있는 다시마……

이런 시어는 잘 잡히지 않는다, 비 오는 날엔

 

차라리 물이 흐르다 ㄹ이 흘러버려 고인 무논

미나리꽝의 미나리가 어떨까

아니면 둥근 물문 무지개나

용틀임하듯 별 흐르는 미리내는 어떨까

 

물결이 물비늘처럼

아니 물보라 이는 물살이 물줄기 되어

말도 안돼, 미치겠다

비 오는 아침에 나무 줄기에 물오른 물빛을

시상이 물여울처럼 넘실거리는

머릿속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

 

아차차, 할 말이 미끄러져 흘러버렸다

이런, miss

건드리면 비처럼 쏟아질까

그 마음 missing 그리움

아무튼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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