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ㅁ)
비 오는 날 시를 쓸 때는
ㅁ이 들어가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미음에는 물기가 있다
비 오는 아침에 걷다가 보도블록에 미끄러질 뻔
꽉 잡을수록 더 미끄럽게 빠져나가는 미꾸라지
물미역, 물기 있는 다시마……
이런 시어는 잘 잡히지 않는다, 비 오는 날엔
차라리 물이 흐르다 ㄹ이 흘러버려 고인 무논
미나리꽝의 미나리가 어떨까
아니면 둥근 물문 무지개나
용틀임하듯 별 흐르는 미리내는 어떨까
물결이 물비늘처럼
아니 물보라 이는 물살이 물줄기 되어
말도 안돼, 미치겠다
비 오는 아침에 나무 줄기에 물오른 물빛을
시상이 물여울처럼 넘실거리는
머릿속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
아차차, 할 말이 미끄러져 흘러버렸다
이런, miss…
건드리면 비처럼 쏟아질까
그 마음 missing 그리움
아무튼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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