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놈과 내가 헤어진 건
그놈은 지가 필요할 때만 연락했다
그놈은
나는 항상 지가 필요한 줄 아는 놈이다
내가 필요할 때 그놈은 대꾸도 안 했다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어느 날 갑자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놈은
필요만 사랑인 줄 아는 놈이다
나는 그놈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만나고 싶다
필요하지 않을 때도 만날 수 있는 게 사랑 아닐까
그놈도 나도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말한 적이 없다
그놈과 내가 헤어진 건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놈과 나는 만난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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