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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세이2

풍천소축- 꾸준하게 준비한 자여! 때가 멀지 않았다. 9. ䷈풍천소축 당장에 한줄기 퍼부을 것처럼 비를 밴 검정 구름이 나지막이 내리덮고 있건만 좀처럼 비는 되지 않고 있다. 그러한 어둡고 후텁지근한 하늘을 쳐다보고 있을 때처럼 가슴 답답한 노릇은 없다. 「어서 좀 쏟아졌으면!」 이렇게 정체와 기다림의 순간에 놓인 상태가 이 풍천소축괘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 정체와 기다림의 상태는 멀지 않아 전진과 성취의 감격을 가져다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소축이라 함은 조금씩 저축한다, 조금 동안 막아 둔다, 조금씩 기른다는 뜻이다. 이제 검은 구름 속에는 비를 저축하면서 잠깐 땅 위로 내려가는 것을 막아 두고 있다. 그러나 그 비는 자꾸 큰비로 길러져 가고 있다. 머지않아 큰비는 내리고야 말 것이다. 기다리는 숨 막히는 순간 저 너머로 쏴! 하고 쏟아지는 비를 보.. 2024. 3. 7.
교착(交錯); 태평성대의 꿈, 지천태 11. 地天泰 (지천태) ䷊ 地天泰괘는 의 64괘 중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보이는 길운의 괘라고 한다. 땅을 의미하는 곤괘가 위에 있고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가 밑에 있다. 하늘과 땅이 거꾸로 놓인 형상이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그야말로 천지가 뒤집힌 역현상, 끔찍이 불길한 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은 그렇게 해석하고 있지 않다. 하늘이 아래로 내려오고 땅이 하늘 위로 올라가면 천지가 뒤집힌다는 생각은 하늘과 땅을 하나의 생명 없는 물질적인 존재로 보고, 우리의 육안에 보이는 형태의 구성에만 구애하고 있는 정적인 천지관에서 오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형태의 천지가 거꾸로 매달리게 된다면 큰 이변이 아닐 수 없다. 천지는 파멸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여기 이 설명하고 있는「지천태」의 논리는 그런 .. 2024. 1. 26.